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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문]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제39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작성자 : 수원교구 작성일 : 2005-12-29 조회수 : 1407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제39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2006년 1월 1일)

진리 안의 평화




1. 전통적으로 새해를 시작하며 발표하는 이 세계 평화의 날 담화로 전 세계의 모든 사람, 특히 폭력과 무력 분쟁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인사를 드리며 평안을 빕니다. 새해에는 더욱 평온한 세상, 점점 더 많은 개인과 공동체들이 정의와 평화의 길에 투신하는 세상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2. 우선, 평화의 탁월한 일꾼이셨던 저의 선임자 교황 바오로 6세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분들은 참행복의 정신에 따라 재임 기간에 일어난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에서 끊임없이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하느님의 섭리적 개입을 식별하셨습니다. 지칠 줄 모르던 복음 선포자였던 교황 바오로 6세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을 전 세계의 화합과 평화를 위한 노력의 출발점으로 삼도록 끊임없이 당부하셨습니다. 저의 첫 번째 평화의 날 담화인 이 글을 통하여, 저는 제 선임자들의 고결한 가르침의 길을 따르고, 평화를 위하여 지속적으로 봉사하는 교황청의 확고한 결의를 다시 한 번 밝히고자 합니다. 베드로좌에 선출된 날 제가 선택한 이름인 베네딕토는 바로 평화에 대한 저의 개인적 다짐의 표시입니다. 이 이름을 선택하며 저는 전 유럽에 평화의 문화를 심어준 베네딕토 성인과 제1차 세계대전을 ‘무익한 대학살’로 단죄하고 모든 사람에게 평화의 숭고한 요구를 재인식시키고자 노력한 교황 베네딕토 15세를 함께 기억하고자 하였습니다.

3. 올해의 성찰 주제인 “진리 안의 평화”는, 언제 어디서든 진리의 빛으로 깨달음을 얻게 될 때 인간은 자연히 평화의 길을 걷게 된다는 확신을 나타냅니다. 40년 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폐막하며 발표한,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은 인류가 “온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하여 참으로 더욱 인간다운 세계를 이룩하려고 노력하지만, 모든 사람이 새로운 마음으로 평화의 진리를 향하여 돌아서지 않고서는 그 일을 성취할 수 없다.”고 단언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평화의 진리’라는 표현은 실제로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까? 이러한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하려면, 우리는 평화를 단순히 무력 전쟁의 부재에 국한시켜서는 안 되며 “인간 사회 안에 그 창설자이신 하느님께서 심어 놓으신 질서의 열매”, “언제나 더욱 완전한 정의를 갈망하는 인류가 실현하여야 할” 질서의 열매로 이해하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계획하시고 바라신 질서의 열매인 평화는 본질적으로 불굴의 진리를 담고 있으며 “우리 안에 있는 억누를 수 없는 염원과 바람에” 부응하는 것입니다.

4. 이렇게 볼 때, 평화는 천상 선물이며 하느님의 은총으로서, 모든 차원에서 가장 막중한 책임 행사를 요구합니다. 곧 진리와 정의와 자유와 사랑 안에서 인류 역사가 하느님의 질서를 따르도록 할 책임입니다. 현세 사물의 초월적 질서에 충실하지 못하고 인간 마음에 새겨진 보편적 도덕률인 대화의 ‘원리’를 존중하지 않을 때에, 인간의 전인적 발전과 기본권의 수호가 방해받거나 거부될 때, 무수한 사람들이 참을 수 없는 불의와 불평등을 강요받을 때, 어떻게 평화의 선이 실현되리라 희망할 수 있겠습니까? 실제로 그러한 선의 진리를 구성하는 근본 요소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평화를 ‘평화로운 질서’라고 했습니다. 이는 곧 궁극적으로 인간에 관한 진리를 온전히 존중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5. 그렇다면, 과연 누가 그리고 무엇이 평화의 실현을 방해할 수 있단 말입니까? 성경의 맨 첫 권인 창세기는 요한 복음사가가 “거짓의 아비”(요한 8,44)라고 말한 두 갈래의 혀를 지닌 동물이 역사의 시초에 한 거짓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거짓은 또한 성경의 마지막 권인 묵시록의 마지막 장에서 말하는 죄악 가운데 하나로서, 거짓을 일삼는 자들은 천상 예루살렘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거짓을 좋아하여 일삼는 자들은 밖에 남아 있어야 한다”(묵시 22,15). 거짓으로 비롯된 죄의 비극과 그것의 잘못된 결과로 개인과 민족들의 삶은 황폐해졌고 또 계속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릇된 이념적 정치적 체계로 진리가 고의적으로 왜곡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착취되고 살해됨으로써 가정과 공동체 전체가 파괴된 지난 세기의 사건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한 우리가 어떻게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위협적인 죽음의 시나리오를 날조하는 우리 시대의 거짓들 앞에서 심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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