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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이 땅의 평화를 위하여

작성자 : 수원교구 작성일 : 2003-10-20 조회수 : 1282
2003년 10월 13일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는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한반도 평화 문제 에 대한 입장 "이 땅의 평화를 위하여"를 발표하였습니다. -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의 입장 - 평화를 존중하고 염원하는 모든 분에게 호소합니다. 1. 새 천년기가 열렸지만 여전히 이 지구상에는 전쟁의 참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01년 9월 11일의 뉴욕 테러와 그에 따른 이라크 전쟁은 인류의 평화 염원을 무너뜨리고 말았습니 다. 더구나 우리는 이제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이른바 “치안 유지”라는 명목으로 우리 군인들을 전투 부대로 파견하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거듭 밝혀 왔듯이 우리 주교들은 모든 전쟁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북한의 핵 위협과 미국의 강경 대응은 휴전선 북쪽만이 아니라 한민족 전 체의 운명이 걸린 문제입니다. 한해가 저물어 가는 이 시점에서도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확 실하게 보장받을 조짐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2. 올해 첫날,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선임자이신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 반포 40주년을 기리면서, “모든 시대의 인류가 갈망하는 지상의 평화는 하느님께서 세우신 질서를 존중할 때에 비로소 회복될 수 있고 견고해진다.”는 사실을 상기하신 바 있습니다. 그 릇된 힘의 논리가 아닌 하느님의 질서가 평화의 관건이며, 진리, 정의, 사랑, 자유가 평화의 네 기둥이 라고 교황님께서는 역설하셨습니다. 인간 정신의 네 가지 요구인 이 평화의 필수 조건들은 평화를 염 원하는 우리가 오늘날에도 추구하여야 할 과업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진리를 가르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는가 하면, 입으로는 정 의를 외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인정해 주지 않고 불의를 자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랑을 말하면서도 가진 것을 이웃에게 내어 주지 않고, 자유를 부르짖으면서도 자기 행동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3. 모든 종교인과 국민 여러분에게 호소합니다. 모든 종교가 가르치는 자비와 사랑의 정신으로 돌아가, 평화를 위하여 함께 협력해 나아갑시다. 남 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는 도덕의 황금률을 실행에 옮길 때에 평화가 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 아야 하겠습니다. 북한 당국에 호소합니다. 핵 위협은 우리 민족 전체의 명운이 걸린 문제입니다. 벼랑 끝의 외교 전술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위 험한 수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하여 평화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데에 적극 적으로 나서 주기를 바랍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하여 6자 회담에 참여하는 나라들에게 호소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전세계 모든 이의 간절한 열망을 저버린 채 끝내 전쟁의 참상을 빚어낸 어제의 과 오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는 진지한 대화와 포용으로 참다운 평화의 건설자가 되어 줄 것을 촉구 합니다. 무력의 위협으로는 결코 진정한 평화를 이룩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면서까지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그 참 사랑을 먼저 실천하도 록 합시다. 병고 중에서도 평화의 순례를 멈추지 않으시고 끊임없이 평화를 촉구하시며 평화의 어머 니이신 성모님께 기도할 것을 당부하시는 교황님의 지향에 따라 우리 모두 간절히 평화를 위하여 기 도합시다. 4. 인류는 오늘도 평화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의 부재만이 아닙니다. 무력의 과시 나 전제적 지배에서 평화가 생겨나는 것도 아닙니다. 올바로 또 정확히 말하자면, 평화는 “정의의 작 품”(2002년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담화)입니다. 하느님께서 심어 놓으신 그 질서의 열매, 완전한 정의 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회 질서의 열매가 바로 평화입니다(사목 헌장, 78항 참 조). 이와 같은 사실을 깊이 깨달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진리, 정의, 사랑, 자유 안에서 더욱 이 웃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삶을 통하여 참된 평화를 실현해 나가도록 합시다. 2003년 10월 13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 정명조 주 교 위 원 이문희 대주교 김지석 주 교 장봉훈 주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