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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소식

공동체[가톨릭학교를 찾아서] 효명중·고등학교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8-31 조회수 : 752

학생들과 인격적 만남으로 쌓는 소통·공감의 교육 ‘눈길’

교무실·교목실·보건실 유기적 운영
소외된 청소년 보듬는 노력 기울여
상담·문화 체험·직업 교육 등 전개
학생들이 연사로 나서는 ‘강연100℃’
교사·학부모와 소통하며 공감 얻어


효명중고는 학기초마다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서로 친교를 다지도록 돕고 있다. 효명중 학생들이 친구 사랑의 날을 보내는 모습.효명중학교 제공


전쟁 후 모든 것이 황폐해진 속에서 수원교구 서정동본당 주임으로 활동하던 유수철 신부(도미니코·1918~1977)는 어려운 이웃들, 그중에서도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쏟았다. 피폐한 환경에서도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1953년 5월 송탄지역 최초의 중등교육시설인 효명학교를 설립했다. 지난 70여 년간 지역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이 뿌리내리고 튼튼하게 자라도록 노력해온 효명중·고등학교를 찾아갔다.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도록

효명중·고등학교는 교무실과 교목실, 그리고 보건실 활동의 연계가 돋보인다. 교과교육을 중심으로 교육 전반을 맡은 교무실과 신부가 활동하며 인성과 영성을 전하는 교목실, 그리고 수녀가 학생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보는 보건실이 유기적으로 운영되면서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도록 돌보고 있다.

효명중은 ‘건학복지부’를 두고 가톨릭정신을 바탕으로 전인교육을 하면서 동시에 이 전인교육이 소외된 청소년들을 보듬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효명중은 학교 인근 지역에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이 늘어나자 특별히 복지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평택 인근에 신도시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옛 생활권인 학교 인근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환경이 된 것이다. 효명중은 교육적 혜택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서 교목신부, 보건수녀, 교육복지사 등이 중심이 돼 문화 체험, 직업 교육 등을 전개하고 있다.

효명중 한정희(안드레아) 교장은 “환경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늘어났는데, 학교는 오히려 그걸 가톨릭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건학인성부를 건학복지부로 변경했다”면서 “이를 통해서 가톨릭적인 복지활동과 더불어 인성을 중시하는 학교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효명고도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교육을 펼치고 있다. 교사를 비롯해 신부·수녀도 상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솔리언또래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상담을 하며 상담자 학생과 내담자 학생 모두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학기 초에는 전교생 마니또 주간, 친구 사랑의 날, 친구 사과의 날 등을 실시하면서 학생들이 서로에게 편지나 선물 등을 전하면서 친교를 다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매 학년 기말고사를 마치고 준비하는 학급별 합창대회는 학급 구성원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효명고만의 또 하나의 축제다.

효명고 박금수(필립보) 교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마음이 아픈 학생들, 관심이 필요한 학생들이 더 많아졌는데, 학생들 안에서 그런 학생들을 받아주고 이해해주고 끌어주는 모습을 자주 본다”면서 “이런 모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그동안 계속 강조하고 교육한 덕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말했다.

강연 100℃에서 한 학생이 자신의 이야기를 발표하고 있다.효명고등학교 제공


소통과 공감으로 쌓아온 가톨릭교육공동체

효명고의 교육 프로그램 중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강연 100℃’다. ‘강연 100℃’는 학생들이 전교생 앞에서 자신의 꿈과 노력, 극복의 경험을 발표하는 장이다. 10여 년째 이어오고 있는 ‘강연 100℃’는 아픔을 이겨내고 새롭게 힘을 내고자 하는 학생들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또 서로 격려하는 자리로 꾸준히 학생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게다가 ‘강연 100℃’에 참여하는 것은 학생만이 아니라는 점도 독특하다. 청중에는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함께하고, 나아가 발표에도 교사, 학부모들이 참여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학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강연 100℃’를 통해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강연 100℃’만이 아니라, 해마다 진행되는 학교 ‘성모의 밤’은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효명고의 행사다. 효명고만이 아니라 효명중 역시 지역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다보니 부모가 효명 출신인 경우도 많고, 3대째 효명 출신인 학생도 있을 정도다. 자연스럽게 학부모들도 효명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

효명중 한정희 교장은 지난해부터 1학년 학생들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상담하고 있다. 학교의 교육철학을 전하고 덕담을 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한 교장은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고 만날 때마다 이름을 부르며 꾸준히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이 이뤄지기 전에 먼저 인격적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바람에서다.

교장만이 아니라 교사들과 교목신부, 보건수녀 모두가 학생들과 인격적으로 만나며 소통하고자 노력한다. 특히 교목실은 학생들이 언제든 찾아 간식을 먹으며 교목신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이다. 교목실은 이런 관계 형성을 바탕으로 교내 방송을 통해 학생들에게 가톨릭정신 안에 담긴 보편적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또 학생들이 포스트잇 붙이기 등을 통해 그에 응답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효명고 박현창(베드로) 신부는 “아무리 시대가 변하더라도 가톨릭학교는 인성교육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 정체성을 내려놓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물론 인성교육을 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톨릭학교인 이상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하고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문화 체험 학습으로 은이성지를 순례한 학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효명중학교 제공


효명고 학생들이 박현창 신부(뒷줄 맨 왼쪽), 박윤흡 신부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효명고등학교 제공


효명중 교목실장 채유호 신부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효명중학교 제공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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