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에 안긴 예수님… 구유가 전해준 연대와 사랑
약자 돌보는 공동체 의미 담아
경배 예물로 이주민 돕기 나서
제1대리구 조원솔대본당(주임 유해원 다니엘 신부)가 지난해 주님 성탄 대축일 기념으로 ‘지구’ 형태의 구유를 제작해 관심을 끌었다.
본당의 구유는 지구 안에 안긴 모습처럼 아기 예수님이 뉘어진 모습을 담았다. 이번 구유는 매해 주제와 이야기가 있는 특별한 형태로 제작해서 신자들에게 더 새로운 성탄을 느끼게 하자는 유해원 신부 권유로 기획됐다. 본당은 지난 2021년 아기 기저귀 등 유아용품으로 구유를 제작한 바 있다.
구유 구성에 나선 사목위원들은 여러 가지 제안 중에서 지구본 형태의 구유를 채택하고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직접 손으로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지구본 형태를 생각했지만, 구체적인 제작 과정에서는 많은 고민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매주 논의가 보태지며 색이 칠해지고 육지와 바다가 그려진 지구 모양 구유가 탄생했다. 내부에는 아기 예수님과 마리아 요셉 상을 안치할 공간을 만들고 조명등도 설치됐다.
본당은 특별히 이번 구유 경배 예물을 이주민 돕기에 쓰기로 결정했다. 해마다 구유 경배 예물을 소외된 이웃 지원에 사용하고 있지만, 이주민 후원에 의견이 모인 것은 다양한 민족을 아우르는 둥근 지구 형태의 구유가 갖고 있는 의미와 맞닿아 있다. 후원금은 1월 4일 교구 이주사목위원회(위원장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에 전달됐다.
이런 지구 형태 구유 제작은 여러 가지 사회적인 이슈로 지쳐있는 신자들에게 ‘그럴수록 더 뜨거운 신앙으로 함께하는 연대의 필요성’을 되새기게 했다. 또 약자를 돌보고 소외된 이웃을 돌볼 줄 아는 공동체, 그래서 가난하게 오신 아기 예수님 뜻을 실천할 줄 아는 공동체 의미를 마음에 담게 했다.
사목위원회 이민우(요한) 총무는 “올해는 후원금이 예상보다 더 많이 들어왔다”며 “매 미사 전후 구유를 경배하는 신자들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단순히 새로운 이색 구유라는 호기심을 넘어 자신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본당은 구유 제작과 함께 각 가정에서 생명나무에 장식할 기도 볼을 작성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신자들은 색종이와 그것을 장식할 투명 볼을 받아서 아기 예수님께 바라는 소망을 적고 제대 옆 생명나무를 장식했다.
유해원 신부는 “해마다 새로운 형태의 구유를 기획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특별한 구유에서 아기 예수님을 만나다 보면 매해 성탄의 의미가 새롭게 되고, 어느덧 우리 자신도 다시 되돌아보며 새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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