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 남한산성성지에서 이용훈 주교 주례로 순교자현양미사가 봉헌되고 있다.사진 성기화 명예기자
남한산성성지(전담 김유곤 테오필로 신부)와 수원성지(전담 최진혁 세바스티아노 신부)는 9월 17일 각각 순교자현양대회를 개최하고 신앙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는 한편 교구민의 순교신심을 북돋웠다.
남한산성성지는 성지 내 야외미사 터에서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했다. 제2대리구 성남지구(지구장 최재철 대건 안드레아 신부) 및 수도회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미사에는 남한산성성지 후원회원을 비롯해 성남지구 단대동·상대원·성남고등동·성남동·수진동·신흥동·위례성데레사·은행동·태평동 등 9개 본당 수도자, 신자와 예비신자 등 400여 명이 참례했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조선시대 군사적 요충지였던 남한산성은 천주교 박해 때마다 이곳으로 끌려온 300여 명의 신자가 순교한 치명 터”라며 “특히 신유박해 때 남한산성 동문 밖에서 참수당한 한덕운 토마스 복자는 옹기장수로 생계를 이어가며 연령회 봉사자로 활동하는 등 교회의 여러 가지 일을 도운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복자 한덕운 토마스의 얼이 서려 있는 남한산성성지는 우리 영혼이 치유되는 성지”라며 신자들에게 “이곳에서 순교하신 선열들의 행적을 기억하며 삶의 의미를 깨닫는 신앙의 후손이 되자”고 당부했다.
수원성지는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제21차 수원순교자 현양대회를 거행했다. 제1대리구 팔달·장안지구(지구장 배명섭 안드레아 신부)가 주최하고 수원성지위원회(위원장 정운석 요한 사도)가 주관한 대회에서는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를 주제로 특강이 열리고 현양미사가 봉헌됐다.
2000년 대희년 당시 수원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에 의해 순교성지로 선포된 후 매년 수원순교자 현양대회를 거행해온 수원성지는 이날 미사와 행사를 통해 수원 지역 순교자들의 시복시성 및 신자들의 순교신심이 성장하기를 기원하고 하느님만을 추구했던 신앙 선조들의 삶을 묵상했다.
이성효 주교는 강론을 통해 지난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당부를 상기시키고 “124위를 시복하시고 우리들이 순교자들의 후손으로서 그분들의 피 위에 발을 대고 있는 만큼 기억의 지킴이, 희망의 지킴이가 되라고 하셨던 것을 잊지 말고 마음속에 간직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수원순교자 현양대회에서는 미사에 앞서 원로사목자 한상호(마르코) 신부의 특강과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봉헌도 있었다. 또 성지 내 십자가와 피에타상, 예수성심상 축복식도 거행됐다.
9월 17일 이성효 주교가 제21차 수원순교자현양대회 중 미사에 앞서 피에타상을 축복하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성기화 명예기자
가톨릭신문 2022-09-25 [제3311호,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