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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소식

교구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 봉헌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6-29 조회수 : 1133

북한에 대한 이해 넓히며 평화의 도구 되기로 다짐

북한 성당 삽화·생활용품 전시
민족 화해와 일치 염원 담은
북한이탈주민 예술단 공연도


6월 2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문희종 주교 주례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정자동주교좌성당 지하 로비에 전시된 북한 생활용품들을 돌아보는 신자들.


정자동주교좌성당 지하 강당에서 열린 KDC 문화예술단의 한반도 평화 기원 콘서트.


6월 2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평화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한반도가 다시 하나 되기를 바라는 교구민들의 염원이 가득했다.

이날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유재걸 프란치스코 신부)는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 봉헌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오전 10시30분에는 교구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교구장 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봉헌됐으며 미사 후 성당 지하 강당에서 북한이탈주민 전문 공연단 ‘KDC 문화예술단’(단장 홍아라 체칠리아, 이하 예술단)의 한반도 평화 기원 콘서트가 열렸다. 지하 로비에서는 북한 생활용품 및 북한 성당 삽화 전시도 마련됐다.

미사에는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임원을 비롯한 평신도들, 북한이탈주민들이 함께했다. 미사에 앞서서는 6월 17일부터 시작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9일 기도의 아홉째 날 기도가 봉헌됐다.

문 주교는 시작 예식 인사를 통해 “우리 민족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남북이 분단된 채 긴장 속에서 살고 있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 있다”며 “남북한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도록 청하는 기도와 함께 여전히 전쟁의 고통 속에 있는 우크라이나와 한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영육 간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는 북한이탈주민 신자들이 독서와 보편지향기도, 예물봉헌을 맡아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을 더했다. 특별히 보편지향기도를 통해서는 북한 교회를 위해서, 또 힘든 과정을 거쳐 한국에서 새 삶을 살아가는 북한이탈주민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실 것을 청했다.

강론에서 문 주교는 평화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우리 자신부터 모두 평화의 도구가 될 것을 역설했다. “전쟁은 악의 세력에 의해 세상을 파괴하고자 하는 가장 잔악한 인간의 행위”라고 말한 문 주교는 “지금 당장 남북이 통일되지 않더라도 다음 세대에는 새로운 방법으로 남과 북이 서로 화해하고,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희생당하는 그런 불행한 역사를 넘겨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문 주교는 “미움과 분노, 증오를 넘어서는 단호한 용기를 통해 용서와 화해하는 마음을 지니고, 남과 북이 평화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먼저 평화를 실천하자”며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 묵상을 제안했다.

영성체 후에는 KDC 문화예술단이 남북 화해를 기원하며 준비한 특별무대가 마련됐다. 남녀 혼성 중창단이 고향을 그리며 부른 ‘고향의 봄’과 홍아라 단장의 ‘그리운 강남’ 독창이 이어졌다.

미사 후 오후 1시부터 준비된 KDC 문화예술단의 한반도 평화 기원 콘서트는 ‘반갑습니다’ 중창으로 시작됐다. 이어서 독창, 중창, 합창 등의 노래와 함께 독무, 매직 무용, 아코디언 독주, 트럼펫 독주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펼쳐졌다.

로비에 설치된 북한 생활용품 및 북한 성당 삽화 전시는 북한 교회의 역사와 현지 주민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장이 됐다. 평양교구 설정 전후 선교사들의 활동, 역대 평양교구장, 본당 분할 계통도 등이 소개된 전시는 북한 교회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또 함께 소개된 북한 화장품, 식품, 담배, 술, 신발, 달력, 교과서와 의복 등은 북한이 낯선 곳이 아니라 함께 한반도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민족이라는 공감대를 자아냈다. 지하 계단 벽에는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고 걱정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의 기도 지향도 게시돼 눈길을 끌었다.

미사 봉헌과 더불어 전시와 공연에 참여한 이시몬(제2대리구 포일본당)씨는 “6·25전쟁의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기도했다”며 “우리 신앙인들이 이럴 때일수록 평화의 도구가 되어 상처를 아물게 하고 원한, 분노, 증오를 없애는 데 앞장서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재걸 신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와 함께 북한에 대해 이해를 넓히는 자리로 공연과 전시를 기획했다”며 “남북한 긴장이 여전한 가운데 평화가 아직은 거리감 있게 느껴지는 현실이지만, 용서 화해가 조속히 이 땅에 실현되도록 평화를 찾는 여정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2022-07-03 [제330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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