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도 서로 도움 주고 받는 한 형제자매”
대림 저금통 모금 운동에 5개 엠마우스 등 참여
“일방적으로 도움 받는 존재 아닌 공동체 구성원”
“한국교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마음만큼 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교구의 이주민 공동체 신자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했다.
지난 2월 16일 교구 사회복음화국(국장 김창해 요한 세례자 신부) 사무실에서는 뜻깊은 성금 전달식이 마련됐다.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상협(그레고리오) 신부가 생명위원회를 찾아 후원금 297만6270원을 전한 것이다.
이 기금은 지난해 사회복음화국이 기획한 ‘대림 시기 저금통 모금운동’에 이주사목위원회 5개 엠마우스 이주민 공동체(광주, 발안, 수원, 평택, 베트남)와 수원 엠마우스 공부방 어린이들이 참여해 모은 것이다. ‘탄소중립 생활’과 더불어 절약을 실천하며 교구 생명지원사업에 한마음으로 함께한 결과였다.
광주 엠마우스 공동체의 밀라네스 멘치에씨는 “대림의 정신이 나눔을 통한 사랑인 만큼 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며 “특별히 생명을 지키는 운동에 행복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이주사목위원회(이하 위원회)의 7개 엠마우스 이주민 공동체는 매월 첫 주일 헌금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외국인 관련 복지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이주민 공동체가 공식적으로 교구 모금 운동에 동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회는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들까지 저금통을 내놓았으며, 동전 무게만 60㎏에 이를 만큼 참여율이 높았다”고 모금 뒷얘기를 들려줬다.
특별히 ‘생명을 살리는 운동’에 대한 이주민의 관심은 뜨겁다. 국내 이주민 중 미등록 외국인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은 건강보험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 12월 한 필리핀 산모가 임신 6개월 만에 조산한 아기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퇴원시 약 1억 원의 병원비가 청구될 예정이다.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주민 부모들은 소중히 생명을 지켜내고 출산을 한다.
교구 생명위원회는 이런 현실에서 15개 이주민 가정에 양육비지원금 지원을 비롯한 긴급의료비지원 등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모금은 생명위원회로부터 이주민들이 받은 후원과 무관하지 않다.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한국교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한 형제자매로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사랑의 관계가 되고자 하는 바람’이 담겼다.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도 실렸다.
이상협 신부는 “이주민을 그저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시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비록 언어 문화적인 차이로 어려움을 겪는 그들에게 도움이 필요하지만, 예수님 가르침을 믿고 실천하려는 마음 안에서 교구 내 이주민과 교구민은 하나의 교회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모금의 의미를 밝혔다.
이주민 공동체는 다가오는 사순절 저금통 모금 운동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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