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는 어둡고 칙칙하다고요? 구석구석 ‘싹’ 바꿨어요
장례 조문객 위한 공간이자
모임·행사 때의 식사장소 겸해
제2대리구 이천본당(주임 이상돈 에두아르도 신부)이 지난 1월 16일 교구장 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성당 지하에 조성된 ‘라우렌시오 홀 요셉 소성당’(이하 요셉 소성당) 축복식을 거행했다.
영안실을 갖춘 요셉 소성당에서는 앞으로 매주 월요일 미사가 봉헌되며 장례시 조문 장소로 활용된다. 문 주교는 본당 사목 방문 일정 중 축복식을 주례했다.
약 562㎡ 규모의 지하 공간은 요셉 소성당과 식당으로 구분되는데, 식당은 본당 각종 모임을 치르거나 행사시 식사 장소로 사용되고 장례가 발생하면 조문객을 위한 곳으로 전환되는 등 두 가지 용도로 쓰인다.
이번 축복식은 고령층이 많은 지역 상황에서 이천 지역 모본당인 동시에 오랫동안 장례식장을 갖춘 성당으로 지녀온 명성을 이으며 가톨릭 전통 장례 문화를 계승하고 지역 복음화에 새롭게 기여하는 계기로 주목된다.
본래 식당과 연령기도실, 안치실로 구성된 성당 지하는 필요시 식당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환기 문제로 습도 관리가 어렵고 결로 현상과 곰팡이 발생 등 환경 개선이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본당은 어르신들이 증가하는 현상을 주시하며 이들이 몸담았던 본당에서 존중받는 임종을 맞고 유족들에게도 가톨릭 고유 장례 예식을 이어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코로나19를 계기로 위생적이고 쾌적한 장례 공간 마련에 나선 것이다.
환기 개선 작업을 통해 기존의 칙칙한 지하 공간 이미지를 탈피시킨 본당은 새 이미지에 걸맞게 장소 이름도 현 성당을 건립한 제12대 주임 배영무(라우렌시오) 신부를 기리며 ‘라우렌시오 홀’로 명명했다.
신자들은 코로나19 시기에 필수인 환기 시설을 갖춘 쾌적한 공간 탄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어르신들은 깨끗하고 연도 행렬이 끊이지 않는 장소가 본당에 마련돼 마음을 놓는 분위기다. 조문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편리한 공간 구성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상돈 신부는 “코로나19 시기에 사제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신자들이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성당을 보다 쾌적하게 만들고자 공사를 시작했다”며 “무엇보다 이천본당 역사 중 큰 의미로 자리 잡고 있는 장례문화가 보다 전통적으로 전승됐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고 밝혔다.
이 신부는 “지하 공간의 변화를 다소 낯설어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축복식 후 장례가 발생하고 무사히 치러지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 이곳이 하느님 축복을 받는 소중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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