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 욕구 변화 반영한 공동체 모델 필요”
교회 역사와 윤리학 관점 팬데믹 시대 진단
코로나 속 신앙과 교회 역할 사회학적 조명
소통하고 신뢰 주는 사제 리더십 필요 지적
5월 6일 수원가톨릭대학교 하상관에서 열린 제40회 학술발표회 중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1년 넘게 장기화된 코로나19 팬데믹은 개인의 삶과 사회 전체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성당에서의 전례 거행과 신심 단체 모임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면서 본당과 교회 공동체 모습도 새로운 이해와 성찰이 요청되고 있다. 이런 상황 안에서 교회는 복음 선포에 어떤 방식으로 임해야 하고 또 신학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수원가톨릭대학교(총장 곽진상 신부) 이성과신앙연구소(소장 정진만 신부)는 5월 6일 오전 10시 대학본관(하상관) 2층 토마스 홀에서 ‘팬데믹 시대와 그리스도교 신앙’을 주제로 제40회 학술발표회를 열고 교회사와 윤리신학, 사회학, 전례학 등의 다양한 관점에서 미래 교회와 신학이 나아갈 바를 살폈다.
2부로 진행된 발표회는 1부에서 황치헌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의 ‘전염병의 역사와 교회의 삶’, 박찬호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의 ‘팬데믹 시대의 삶과 그리스도교 윤리’ 주제 발제를 통해 교회 역사와 윤리학 관점으로 팬데믹 시기를 고찰했다. 황 신부는 지금까지 교회가 어떻게 전염병 위기를 극복해 왔는지 역사적으로 탐구한 결과를 밝혔다. 박 신부는 코로나가 가져온 코로나 블루 현상과 가치 혼돈의 위기, 특히 개인의 자유와 공권력 지침 사이의 갈등에서 어떻게 윤리적인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숙고했다.
2부에서는 네 명의 사회학자가 두 명씩 팀을 이룬 가운데 수원교구와 미국교회 상황에 대한 연구 내용을 밝히고 코로나 시대 신앙생활과 가톨릭교회 역할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조명했다.
먼저 수원교구 지역 환경 특성을 반영한 구도시와 신도시, 도농복합지역 각 2개 본당 신자 353명의 설문조사 내용을 분석한 변미리 교수(가타리나·서울연구원 도시외교연구센터장, 시립대학교 겸임교수)와 최영균 신부(수원교구 호계동본당 주임)는 ‘코로나 시대의 신앙생활과 가톨릭교회의 역할: 수원교구를 중심으로’를 제목으로 한 발제에서 “과반이 넘는 응답자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는 미사 참석이나 교회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사목에서 신자들과 합리적인 소통을 하면서 신뢰를 주는 사제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교회와 신자 사이의 ‘약한 유대’(weak tie)가 증가하고 전통적 공동체 형태가 변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신자들의 다양화된 욕구 변화를 반영한 유연하고 다양한 공동체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채윤 교수(라파엘ㆍ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교 교수)와 임동균교수(토마스 아퀴나스·서울대학교 교수)는 ‘코로나 시대의 신앙과 가톨릭교회: 미국 사회를 중심으로’ 주제 발표로 신앙생활의 개인화 현상이 가속할 것을 전망하며 이에 대한 교회 역할을 제안했다.
이어서 김일권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가 신자들 전례 생활에 미친 영향을 지적하고 성찬례와 교회 공동체의 긴밀한 관계를 새롭게 바라볼 것을 제시했다. 김 신부는 “공동체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그리스도교적 공동체의 정체성을 살리고 공동체를 만드는 구심점이 성찬례”라며 “성찬례 정신이 일상생활과 가정, 그리고 사회 안에서 정착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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