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수록 자선비 쌓이는 특별한 통장
기도 생활과 자선 실천 이끌어
성당 1층에 마련된 가정기도통장 현황판. 여주본당 제공
제2대리구 여주본당(주임 백승현 신부)에는 신자들이 가정에서 기도 실천으로 기금을 모아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특별한 통장이 있다.
본당은 신자들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가정기도통장(이하 기도통장)을 운영, 기도 생활 활성화와 지역 내 자선에 앞장서고 있다. 기도통장은 신자들이 매일 가정에서 바치는 기도 종류와 횟수를 모아 본당에 납입하는 통장이다. 기도통장에는 기도 종류별로 1탈렌트에서 최대 20탈렌트씩 표기돼 있어 눈길을 끈다. 신자들이 기도 봉헌으로 모은 1탈렌트 당 본당 기금 10원씩으로 환산해 자선 실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런 식으로 지난해 산정된 금액만 해도 총 1400여만 원에 달한다. 본당은 올해 이 금액을 구역 및 사회복지분과를 통해 접수 받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데 활용하고 있다.
본당 기도통장은 2019년 신자 복음화를 위해 가정 안에서 기도가 습관화되어야 한다는 백승현 주임 신부 생각에서 시작했다. 백 신부는 기도통장 도입 첫해 기도 생활 습관화에 중점을 두고 통장에 넣을 기도 항목으로 삼종기도, 묵주기도 등 13가지 기도를 정했다. 또 성당 1층에 각 구역별 기도통장 납입 현황을 표기해 신자들이 각자 실천 상황을 확인하고 자극받아 더 활발히 기도 봉헌을 하도록 유도했다. 구역별 실천 우수 가정을 선정해 시상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신자들이 기도통장 활용에 익숙해졌다고 판단, 실천 우수 가정 선정 대신 ‘탈렌트’ 제도를 도입했다. 신자들이 기도 생활을 통해 쌓은 탈렌트를 본당에서 자선 기금으로 바꿔, 기도란 결국 이웃을 위한 자선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데 의미가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다.
백 신부는 “2019년 기도 생활화 정착에 중점을 뒀다면, 작년부터는 이를 바탕으로 이웃을 향한 자선 실천 확대가 핵심”이라며 “본당 신자들 기도 생활 습관화가 앞으로도 계속 되길 바라며, 하느님 뜻을 계속해서 채워나가는 기도 본연의 정신을 기억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
출처 : 가톨릭신문 2021년 3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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