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윤지충 바오로 복자를 비롯하여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 황사영 알렉시오 순교자, 안중근 토마스 의사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저자는 이 네 분을 새 세상을 위한 간절함이 깃든 순교자로 보았고, 우리 순교자의 영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전범으로 삼았다.
윤지충 바오로 복자는 당시 지배 이데올로기인 유교 사상을 버리고 신분이 보장된 양반 가문까지 버렸다. 그리고 황사영 알렉시오 순교자는 박해로 보편적 인권이 침해당하던 시기에 사회 구원과 민족 구원을 꿈꿨다.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은 한국 최초의 사제이지만 자신의 피를 주님께 봉헌하여 한국 교회의 반석을 세웠다. 또한 안중근 토마스 의사는 신앙을 성당 울타리에만 한정 짓지 않고, 역사 현장과 마주하여 민중과 민족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였다. 이처럼 순교자들은 자신을 버리고, 이웃을 위해 한계처럼 보이는 곳에서 한걸음 더 내딛을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을 보여 주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바꾸기 위한 선조 순교자들의 노력과 희생이 담겨 있다. 그 나라를 위해 그분들은 고통을 감내했고 마침내 목숨까지 바쳤다. 그리고 이런 순교자의 피로 한국 교회가 태동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