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황청 수교 60년’ “교황청, 한국인 희망 지지하고 포용” “한국 교회 선교적 헌신에 감사”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를 향한 한국 국민의 염원에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모든 한국인이 형제자매이며, 한 가족 구성원이라는 더 큰 인식을 지니도록 모든 노력을 지지합니다.”
대한민국과 교황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는 11월 2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 학술 심포지엄에서 “교황청은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에 진정한 협력과 세심한 배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여기에는 국민의 심오한 소망을 지지하고, 그들의 관심사를 이해하며 그들의 희망을 포용하는 것이 담겨 있다”면서 양국이 반세기 넘게 함께 걸어온 역사의 가치를 드높였다. 한국과 교황청 간의 관계를 재확인해준 것이다.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청은 한국에 감사할 이유가 결코 모자라지 않다”면서 “지역 가톨릭 공동체, 특히 그 공동체가 증언하는 신앙과 활력, 점점 커지는 선교적 헌신과 보편 교회 생활에 더욱 권위 있는 참여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60년 동안 한국은 진보와 변화의 도전적인 길을 걸어왔습니다. 전쟁의 참화를 딛고, 신흥 국가로 출발한 한국은 눈부신 변화를 이뤘습니다. 같은 기간 복음은 이 나라에 큰 활력으로 뿌리내렸고, 한국은 이제 수많은 복음 전파자들의 출발지가 되었습니다.”
갤러거 대주교는 “한국 문화에서 ‘60’이란 숫자는 새로운 삶의 주기를 향한 건너감과 더 큰 완전함의 시기에 들어감을 상징한다”면서 “성경에서 ‘60’은 상부상조와 상호연결의 의미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톨릭교회와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서로 만나 교황청과 대한민국의 수교를 이룸으로써 한민족 전체의 영적 성장에 유익한 도움이 돼왔다”며 “이 관계가 계속 성장해 우리를 더 풍요로운 협력으로 인도하리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청 외교는 안정, 안보, 평화에 대한 공통된 소망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면서 “교황청은 모든 사람에게 봉사하고자 하는 진지하고 겸손한 소망으로 인류 문제에 섬세한 자세로 귀 기울이는 경청자가 되길 추구한다”고 전했다.
한국 교회는 대한민국-교황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이날 주교회의 주관으로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을 마무리하는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양국의 60년 관계사를 재조명했다.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은 2019년부터 바티칸 도서관, 사도문서고, 국무원 제2문서고(외교문서고) 및 복음화부 역사문서고 등 교황청 내 한국 관련 문서보관 기관이 보유한 사료를 발굴ㆍ정리ㆍ보존ㆍ연구하는 사업으로 추진돼왔다. 심포지엄에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 유인촌(토마스 아퀴나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관계사 발굴 사업 관계자, 교회사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심포지엄 후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기념 미사도 주례했다. 11월 22일에는 경복궁·청와대를 관람,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난 후 23일 로마로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