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50주년 총회
2022년 10월 26일(수) 미사 강론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제1독서: 에페 6,1-9 / 복음: 루카 13,22-30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많은 사람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좁은 문은 무척 매력적이어서 많은 사람을 끌어당기지만, 실제로 그 문을 통과해서 문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그 문을 들어가려고 하지만 결국 통과하는 데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글자 그대로 문이 좁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소유한 사람은 그 좁은 문을 통과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가난한 이들과 공유해야 하는 것들을 마치 자기 것인 양 잔뜩 움켜쥐고 있는 사람은 결코 그 문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가르쳐주시는 ‘좁은 문’은 탐욕과 불의에서 벗어나 구원에 이르는 길입니다.
다른 한편, ‘구원에 이르는 좁은 문’이 아닌, ‘죽음에 이르는 거짓 좁은 문’도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어라고 할 수 있는 ‘좁은 문’은,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André Gide)의 소설 제목(La Porte étroite)이기도 합니다. 앙드레 지드는 이 소설에서, 지상의 행복을 쫓기보다 천상의 성스러움에 가닿기를 원하는 인물 알리사와 그녀를 흠모하는 제롬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의 여주인공이 추구했던 ‘좁은 문’은 ‘비극적 결말로 가는 죽음의 문’이었습니다.
생명과 구원에 이르는 진정한 ‘좁은 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만 배울 수 있습니다. 이 ‘좁은 문’은 불편함과 때로는 고통스러움까지도 감수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오히려 ‘좁은 문’은, 주님을 찬양하는 가난한 이들의 ‘기쁨 가득한’ 여정을 포함합니다. 그 문 너머에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좁은 문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는 불편함도 있고 때로는 난관과 위기도 있겠지만, 주님의 이끄심 아래 우리가 함께한다면 반드시 그 좁은 문을 향한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50주년 총회(FABC 50 General Conference)는,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구원의 좁은 문’을 향한 여정에 모든 아시아 교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동행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이며, 곧 시노달리타스입니다. 이 동행은 단지 결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행동을 위한 토대요 에너지가 되어야 합니다. 이번 총회의 주제가인 ‘아시아의 노래’(The Song of Asia)를 통하여 울려퍼진 다음의 기도와 찬양이, 아시아의 모든 곳에 육화되기를 바랍니다.
The poor will proclaim Your praises.
Our young Your mission will embrace.
And Creation’s groaning now will be heard.
Holy Peace to all will be served.
(직역: 가난한 이들이 당신을 찬양하리라.
우리 젊은이들이 당신 사명을 끌어안으리라.
이제 피조물의 탄식이 들려오리라.
거룩한 평화가 모두에게 깃들리라.)
아멘.
Homily of the Most Rev. Matthias RI Iong-hoon,
President of the Catholic Bishops’ Conference of Korea
[ Mass for the 30th Wednesday in Ordinary Time, October 26, 2022 ]
In today’s Gospel, the Lord tells us that many people will seek to enter the narrow door, but they will not be able. The narrow door attracts many people but only a few can enter it. They strive to enter the door, but they fail. Why do they fail to enter the door?
The narrow door literally means small and less wide. So, it is hard to enter if one has too many things, much more than what he or she actually needs. Indeed, the greedy who grab goods to be shared with the poor, can never enter that door. “The narrow door,” which Jesus taught us, is the way that frees us from the greed and injustice, and leads us to the salvation.
On the other hand, we should remember that there is also a false door, which is ‘the narrow door to death,’ not ‘the narrow door to the salvation.’ The key word of today’s Gospel, ‘the narrow door’ is also the title of André Gide’s novel La Porte étroite. The novel is a love story of a man called Jerome who fell in love with Alissa, a woman who longed for heavenly holiness, not for earthly happiness. However, unfortunately, ‘the narrow door’ that Alissa chased after was ‘the narrow door to tragic end of death.’
It is only Jesus Christ by whom we can learn the authentic “narrow door” to life and salvation. This “narrow door” implies an endurance of inconvenience and at times pains, but that is not all. This “narrow door” also indicates a journey of the poor which ‘is filled with joy’ of praise to God. It is because we are sure that the banquet in the Kingdom of God is prepared beyond the door. Along ‘our journey towards the narrow door,’ we may come across a number of difficulties or distress, or sometimes crises. However, when we walk together in unity under the guidance of the Lord, we will definitely reach our destination without going astray on our way to the narrow door.
This FABC 50 General Conference is a great opportunity for the Church in Asia to reaffirm our commitment to journeying together in one mind and heart, in a synodal spirit, towards the ‘narrow door of salvation.’ For all of us, this accompaniment should be a foundation and momentum for action, going well beyond mere determination. May the following prayer and praise, which is being echoed in The Song of Asia, theme song for the FABC 50, be incarnated all over the continent of Asia:
The poor will proclaim Your praises.
Our young Your mission will embrace.
And Creation’s groaning now will be heard.
Holy Peace to all will be served.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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