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기, 최대 규모 피해를 안긴 울진·삼척지역 산불이 3월 13일 진화됐다. 4일 오전 11시17분경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213시간 43분 만에 진화된 것이다. 가뭄과 강풍 탓에 빠른 속도로 번져간 산불은 2만923㏊에 이르는 면적에 피해를 입혔다. 정부는 울진·삼척·강릉·동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춘천·안동교구 역시 신자들의 피해 상황을 접수하는 한편,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춘천교구 강릉 옥계본당(주임 김효식 이냐시오 로욜라 신부)과 동해 묵호본당(주임 정홍 요한 사도 신부) 관할 지역도 피해를 입었다. 교구는 피해 상황을 계속 접수받았고, 14일 현재까지 신자 가정에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는 6일 옥계본당과 묵호본당을 찾아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묵호본당에서 미사를 주례했다. 교구는 해당 지역 산불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13일 사순 제2주일 모든 본당 미사 중에 ‘산불 재해 지원을 위한 2차 헌금’을 실시했다. 주보에도 특별 재해 모금(계좌:신협 135-000-030886 춘천교구천주교회) 알림을 실어, 산불 피해 주민 돕기에 신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울진본당 빈첸시오회 회원과 신자 10여 명이 3월 5일 본당에 모여 소방대원에게 전달할 200인분의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울진본당 죽변공소 서영진 회장 제공
산불 최초 발화지역에서 가까워 피해가 컸던 경북 울진·북면은 안동교구 울진본당(주임 최상희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과 북면본당(주임 김도겸 아론 신부) 관할지역이다.
울진본당 1가정의 사업장이 전소됐고, 울진본당 죽변공소 1가정은 집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 외에도 죽변공소 3가정의 비닐하우스·컨테이너박스 등이 전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북면본당에서는 집과 창고가 전소되는 등 총 3가정이 화재 피해를 입었다.
신자들의 나눔 실천도 눈길을 끈다. 울진본당 빈첸시오회 회원과 신자들은 5일 새벽 본당에 모여 200인분의 도시락을 마련해 울진 재난지원본부에 전달했다. 피해자뿐 아니라 소방인력과 자원봉사자까지 챙긴 발 빠른 나눔은 지역사회에서도 귀감이 됐다.
안동교구는 10일 공문을 발송, 사순 제3주일인 20일 모든 본당에서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한 2차 헌금을 진행하도록 했다. 교구 사회복지회와 빈첸시오회도 성금 모금 등 피해자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원주교구는 20일까지 동해안 산불 이재민 돕기 2차 헌금을 실시, 이를 이재민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수원교구는 춘천·안동교구에 자료를 요청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교구 재해대책위원회(위원장 이성효 리노 주교)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사장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은 산불 피해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춘천교구와 안동교구에 각각 1억 원씩, 총 2억 원의 긴급구호 기금을 지원한다. 아울러 4월 15일까지 ‘2022 산불 피해 복구 긴급 모금’도 진행한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이화성 프란치스코)은 3월 10일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해 구호 성금 1000만 원을 기부했다. 구호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전달했다.
울진·삼척 지역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졌다. 대구시 달성군 가창에서도 2월 26일 밤 산불이 발생, 보름 만인 3월 12일 진화됐다. 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국장 최광경 비오 신부)는 9일부터 산불 진화인력을 위한 급식 지원에 나서, 아침·저녁식사와 소방인력 현장용 식사(주먹밥)를 제공했다. 급식 지원은 사회복지회 공식 후원회인 ‘밀알회’ 후원금으로 마련됐다. 대구대교구도 3월 20일 동해안 산불 이재민 돕기 2차 헌금을 실시한다.
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가 3월 9일 대구 가창 산불 진화 인력을 위해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 제공
우세민 기자, 이나영 기자, 이소영 기자
가톨릭신문 2022-03-20 [제3286호,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