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일인 2015년 12월 8일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을 여는 예식을 거행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바티칸이 벌써 2025년 희년 준비에 들어갔다.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는 13일 “2025년 희년 표어(모토)를 정하기 위해 최근 교황을 만났다”며 “교황이 승인한 희년 표어는 ‘희망의 순례자들(Pilgrims of Hope)’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2년 동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희년 준비와 관련해 교황으로부터 많은 과제를 받았음을 시사했다.
고대 히브리 전통에서 유래한 희년은 교회가 50년 또는 25년마다 선포하는 은총의 해다. ‘성년(聖年)’이라고도 불린다. 3년 앞으로 다가온 2025년 희년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선포한 2000년 대희년 이후 처음 맞이하는 일반 성년이다. 희년은 일반 희년과 특별 희년으로 구분된다. 2015년 자비의 희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기 위해 ‘특별히’ 선포한 희년이다.
2025년 희년 표어 ‘희망의 순례자들(Pilgrims of Hope)’에서 ‘희망’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복음의 핵심어다. 교황은 기회 있을 때마다 희망의 하느님과 희망의 표징이 되는 교회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과 사회 양극화, 끊이지 않는 지역 분쟁 등 현대 세계의 절망적 상황 때문에 더욱더 희망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본격적인 준비 작업을 위해 교황의 추가 지시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선순위 중 하나는 희년에 로마로 오는 신자들과 순례자들을 맞이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희년의 시작과 마침은 전통적으로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聖門)을 여닫는 예식을 거행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교황청은 새복음화촉진평의회를 중심으로 전대사 수여와 기념행사, 바티칸 순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자비의 희년에는 로마뿐 아니라 각 지역 교구에 희년 성문을 설치해 모든 신자가 희년의 기쁨과 은총을 체험하도록 했다.
희년은 1300년 보니파시오 8세 교황 때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가톨릭 전통이다. 보니파시오 8세 교황은 애초에 100년마다 희년을 선포할 것을 계획했다. 하지만 교회는 모든 세대가 최소한 한 번 희년의 은총을 누릴 수 있도록 1475년부터 25년마다 거행하고 있다. 2000년 대희년을 포함해 현재까지 26차례 희년이 선포됐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2022.01.23 발행 [16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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