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파티는 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17일 교황청에서 사이프러스 출신의 이주민, 난민들과 함께 자신의 85번째 생일을 기념했다.
이들은 교황이 이달 초 사이프러스와 그리스 순방 당시 사이프러스에서 이탈리아로 데려온 이주민 10여 명으로, 콩고와 카메룬, 소말리아, 시리아 등 세계 최빈국 출신들이다. 이들은 교황의 생일 전날인 16일 로마에 도착했으며, 산에지디오 공동체가 이들의 이탈리아 정착을 도울 예정이다.
교황은 이날 고국을 떠나 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의 절절한 사연들에 귀를 기울였다. 이 이주민들은 교황에게 생일을 축하한다는 인사말을 전하고 한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그린 그림을 생일 선물로 전달했다. 이 그림은 지중해를 건너가는 난민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교황은 자신의 생일 때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환대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곤 했다. 교황 선출 뒤 처음 맞은 2013년 생일에는 교황청 인근의 노숙인 4명을 초청했고, 2017년에는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들을 위해 피자 파티를 열었다.
이날 참석자 중 그레이스(24)와 대니얼(20), 두 명의 그리스도교 신자는 카메룬 영어권 지역의 분쟁을 피해 사이프러스로 피신했으며, 유럽연합 소속 국가로 이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들은 사이프러스 수도 니코시아를 양분하고 있는 장벽을 넘었지만 비무장지대에서 곧바로 유엔 평화유지군에 붙잡혀 구금된 상태에 있었다. 또한 교황이 이들을 이탈리아로 데려오기 전까지 6개월 이상 난민 캠프에서 생활해왔다.
피신 당시 5m 높이의 장벽에서 떨어지면서 다리 부상을 입은 그레이스는 “고통 속에서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서 무엇인가를 해주실 것이라는 믿음 덕분이었다”며 “교황님께서 우리의 부르짖음을 들어주셨고, 이제 우리는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발행일2021-12-25 [제3275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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