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 상황이 연일 악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하루에만 114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어 쿠데타 발생 이후 사망자 수는 5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군부의 무차별 총격으로 어린이들까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 사회의 비난이 일고 있는데요.
미얀마 교황대사 장인남 대주교가 가톨릭평화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현지 상황을 전해왔습니다.
김형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민주화운동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과 민주 시민 정부를 이룬 것처럼 미얀마 국민들도 시련을 이겨내고 시민을 위한 민주 정치를 실현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
태국 방콕에 주재하면서 미얀마·캄보디아 교황대사를 겸직하는 장인남 대주교의 말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장 대주교는 현지 상황과 관련해 "모든 연락 수단이 단절된 상태여서 뉴스를 통해 사태 진전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다만 장 대주교는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과 전화를 통해 현지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장 대주교는 "군부독재에 대한 시민들의 불복종 저항운동으로 관청과 은행, 기업 등이 마비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민주 국가 건설을 위한 희생으로 받아들이며 용감히 투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장 대주교는 크게 늘어나는 사망자와 부상자, 수감자가 속출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미얀마군의 날'이었던 지난 27일에는 군부의 총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114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7일, 무장군인 앞에 무릎을 꿇고 시민들을 보호한 한 수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도 미얀마의 거리에서 무릎을 꿇고 폭력을 멈추라고 외친다"고 밝혔습니다.
2017년 교황의 미얀마 사목방문에 동반하기도 했던 장 대주교는 교황의 이 같은 공식 발언이 미얀마 지역 교회에도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편 장 대주교는 미얀마 국민들과 연대하는 한국 교회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서울대교구에서 전달한 긴급 구조 자금 5만 달러를 미얀마 주교회의 측에 송금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한국 주교회의 사무처에서도 성금을 보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께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 교회에 감사 말씀을 전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장 대주교는 "계속해서 미얀마 시민들과 교회를 위해 한국 교회에서도 연대해주고 기도해주고 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악화일로의 미얀마 상황.
총부리 앞에서 민주화를 외치는 미얀마 국민들을 위해 국제 사회의 기도와 연대가 절실합니다.
CPBC 김형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