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낙태죄 개정 시한이 임박했지만, 대체입법을 위한 국회의 움직임은 여전히 지지부진합니다.

올해를 넘기면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자체가 무효화되는데요.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와 행동하는 프로라이프가 낙태법 개정을 촉구하는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올해 말까지 대체입법을 하라고 주문했습니다.

1년 8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주어졌지만, 국회는 제대로 논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개정 시한을 3주 정도 남기고 지난 8일 처음으로 공청회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습니다.

그나마 공청회에 참여한 의원들의 질의는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여성계 전문가에게 집중됐습니다.

공청회 이틀 후, 21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대로 올해 안에 형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낙태죄 자체가 무효화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됩니다.

수많은 태아가 낙태에 무방비로 노출될 상황에 처하자,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와 행동하는 프로라이프가 지난 10일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성명서는 5개항으로 이뤄졌습니다.

국회가 낙태법 개정에 적극 나서고, 집권 여당이 법사위원회와 임시국회를 소집해 올해 안에 책임지고 입법을 추진하라는 내용입니다.

또 국회의장이 직권으로라도 낙태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것도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종교계와 학계, 언론계와 시민단체가 낙태법 개정 입법을 강력히 촉구하고, 낙태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야기되는 모든 사태에 대해 국회와 집권 여당에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입니다.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태아를 살리려는 호소에 귀를 기울여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성효 주교 /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장>
입법에 참여하는 국회의원, 국민, 신자분들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태아를 살리자는 외침은 인간 생명 자체의 가치와 존엄성이 무엇인지 일깨우는 말입니다. 이는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인간의 권리이고 인간의 가치입니다. 이를 삶의 질과 관련된 가치, 여성의 자기결정권 또 건강권 등과 동등한 위치에서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한편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낙태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참여자는 7만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달 말까지 10만명의 동의를 받으면 소관 상임위원회로 넘겨져 심사를 받게 됩니다.

<이성효 주교 /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장>
최악의 결과를 막기 위한 차선책으로 저희들은 이 청원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 내에 10만명 이상 청원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김혜영 기자 justina8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