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기도 지향으로 AI 즉 ‘인공지능’을 선택했습니다.
발전과 성장만을 추구하는 인류에게 인공지능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지능으로 대표되는 기술의 진보가 아무런 가치 없이 추구될 때 인류에게 어떤 해악을 가져다줄까요?
이같은 물음에 대한 교황의 기도와 성찰을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인공지능(AI)은 생각하고 학습하고 판단하는 인간의 지능을 본 딴 고급 컴퓨터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컴퓨터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여기엔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유럽연합에서는 2016년부터 인공지능에 전자인간 개념을 도입하는 법적 지위 부여까지 논의되고 있습니다,
미성년인 유아가 독립 인격체로 인정받고 못하고 인간생명인 태아의 생명권이 낙태로 짓밟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논의가 과연 정당한지는 의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공지능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할까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11월 기도 지향의 주제로 ‘인공지능’을 선택하고 “인간을 중심에 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위해 기도하자”고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11월 기도 지향 영상>
"로봇 공학과 인공 지능의 발전이 항상 인류에게 도움이 되도록 기도합시다.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바탕을 이룹니다. 로봇은 공공의 선익에 부합되기만 한다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기술의 진보가 불평등을 증대시키는 것이라면 이는 진정한 발전이 아닙니다. 미래의 발전은 인간과 피조물들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우리 모두 기도합시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전이 언제나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인간적인 발전'일 수 있도록 말입니다."
교황의 이같은 기도는 인공기능 기술이 공동선을 위해 선용되지 않고 악용되는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호소입니다.
현재 인공지능은 사이버 사찰에 이용되고 있고 군사용 무기를 정교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교황은 최근 발표한 사회회칙 「모든 형제들」31항에서 “과학과 기술 혁신의 성장이 형평성 그리고 사회적 포용과 서로 조화를 이룬다면 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라고 반문했습니다,
따라서 교황의 이번 기도 지향은 기술의 진보가 공동선에 기여하고 미래의 발전은 인간과 피조물의 존엄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기술의 진보는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관련해 교황청도 ‘발전과 성장’에 대한 개념을 계속해서 ‘온전한 인간’이라는 이미지와 연관 짓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유럽안보협력기구가 주최한 지중해 컨퍼런스에 교황청 상임 옵서버로 참석한 야누스 우르바니치 몬시뇰은 “우리가 말하는 발전은 단순히 경제 성장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흔히 말하는 발전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모든 인간과 온전한 인간의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르바니치 몬시뇰은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빈곤을 언급했습니다.
‘발전’이란 미명 아래 이미 벌어진 빈곤에 더해 의료 시스템의 한계, 정보와 교육의 부재 그리고 사회적 고립, 폭력의 증가와 불안으로 인한 고통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더 고통받고 있는 여성에 대한 불평등 해소를 촉구했습니다.
여성들이 재택 근무와 보조, 집안 일, 무급 휴가나 실직 등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르바니치 몬시뇰은 따라서 “모든 이를 포용하고 생명의 신성함을 보호하는 데 우리 모두 나설 것”을 촉구하고 특히 보건위기 상황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돕기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해결책 마련을 주문했습니다.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서종빈 기자 binse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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