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동체 미사를 중단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후 미사가 재개됐지만, 감염 우려로 성당을 찾는 신자는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대신 방송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가 부쩍 늘어났는데요.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어떤 방송도 미사 참례를 대체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가능한 빨리 성찬례로 돌아가자"는 서한을 발표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서한을 공식 승인했습니다.
서한에 담긴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기쁘게 성찬례로 돌아갑시다!"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 로베르 사라 추기경이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에게 보낸 서한 제목입니다.
서한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와 이후의 전례 거행에 관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역 교회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장기간 미사를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경신성사성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주교들이 보여준 헌신과 노력에 감사하다"면서도 "상황이 가능해진다면 정상적인 그리스도인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상적인 그리스도인 생활이란, 성당에서 거행되는 전례, 그 중에서도 성찬례를 말합니다.
공동체 미사가 중단된 동안, 빈 자리를 메운 건 방송 미사였습니다.
경신성사성은 "방송 미사가 병약한 이들과 교회에 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소중하고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송도 직접적인 미사 참례와 비교할 수 없고 대체할 수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요한복음 6장 56절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도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서 머무른다’는 구절을 거론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방송 미사가 도움을 준 건 사실이지만,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에서 우리를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신성사성은 신속하고 안전하게 성찬례를 거행할 수 있는 방법을 언급했습니다.
"위생과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예식을 척박하게 만들거나, 신자들에게 공포와 불안감을 심어줘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성찬례 참여가 단순한 종교 모임으로 폄하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아울러 전례 규범은 정부가 법률로 제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교회 관할권자가 정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습니다.
경신성사성은 위기 상황이라는 이유로 전례 예식이 축소되거나 변경되는 것도 우려했습니다.
"신자들이 전례에 용이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전례서에 담긴 규범을 온전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선 사목자들에게는 교리교육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경배의 감각과 기도가 얼마나 쉽게 사라지는지 본다"면서 "교리교육을 통해 경배의 필요성을 강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신성사성은 "어려운 시기에 주교와 주교회의는 신자들이 순종해야 할 임시 규범을 마련할 수 있고, 순종은 교회에 맡겨진 보화를 지킨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안은 상황이 정상화될 때 종료된다"고 전했습니다.
서한은 8월 15일에 발표됐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3일 이 서한을 승인하고 발표하도록 했습니다.
지금까지 앵커 리포트였습니다.
cpbc 맹현균 기자 maeng@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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