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맞이하게 된 추석.
방역당국은 올해 고향 방문이나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는데요.
차례와 성묘는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전문가들은 형식보다 마음이 중요하다며, 상황에 맞게 차례를 지낼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천주교 신자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추석 차례 예식을 어떻게 거행해야 할까요?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천주교 신자들은 명절이나 기일(忌日) 등 조상을 기억해야 하는 특별한 날에 위령미사를 봉헌합니다.
올 추석은 코로나19 사태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합동 위령 미사 등 공동 추모 의식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합동 위령 미사 (가톨릭평화방송 TV 자료 영상 캡처)
<안봉환 신부 / 주교회의 홍보국장>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철저히 준수하면서 위령 합동 미사를 거행할 수 있고 또 거기에 따라서 고해성사도 대면이지만 마스크를 쓰고 발열 체크를 하면서 지침에 따른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럴 때 더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임해야 되겠습니다.”
위령미사가 여의치 않을 경우, 가족 대표가 집에서 차례를 지내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천주교가 허용하는 제례는 지역 교회법인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에 따릅니다.
천주교의 가정 제례는 조상 숭배나 복을 비는 종교적, 미신적 성격이 아닙니다.
유교식 조상 제사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조상에 대한 효성과 추모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그리스도교적으로 재해석한 사회·문화적 차원의 예식입니다.
2012년 주교회의가 승인한 가정 제례 예식에 따르면, 신자들은 먼저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을 깨끗이 하고 복장을 단정히 합니다.
제례 상을 차릴 때는 음식을 올리지 않고 추모 예절만 하는 것으로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상 위에는 십자가와 조상의 사진이나 이름을 모시며 촛불과 향을 피웁니다.
▲ 곱게 차진 차례 음식 (가톨릭평화방송 자료 사진)
이때 신위(神位), 신주(神主), 위패(位牌), 지방(紙榜) 등 죽은 이의 신원을 표시하는 용어를 사용하거나 표시해서는 안 됩니다.
조상에 대한 기억을 넘어 숭배를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차릴 때는 형식을 갖추지 말고 소박하게 평소에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차릴 수 있습니다.
아울러 「성경」, 「가톨릭 성가」, 「상장 예식」이나 「위령 기도」 등을 준비합니다.
차례는 시작 예식과 말씀 예식, 전통적인 추모 예식, 그리고 마침 예식 순으로 지냅니다.
시작 예식은 가장의 사회로 시작하고 다 함께 시작 성가와 시작 기도를 바칩니다.
말씀 예식은 성경 말씀을 봉독하고, 가장은 조상을 회고하며 가족에게 가훈과 가풍을 설명하고 신앙 안에서 살아갈 것을 권고합니다.
추모 예식에서는 가장이 대표로 향을 피우고 참석자들은 모두 함께 큰 절을 두 번 합니다.
이어 위령 기도를 바치고 마침 성가를 부르며 예식을 마칩니다.
명절에 본당 차원에서 하는 공동 추모 의식은 미사 전이나 미사 후에 거행합니다.
공동 추모 의식은 상을 간소하게 차리고 사제의 설명, 분향, 위령기도 순으로 진행됩니다.
참고로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에 따르면 교회는 탈상이나 기일 등 조상을 특별히 기억해야 하는 날에는 가정 제례에 우선해 위령미사 봉헌을 권장합니다.
돌아가신 조상과 가족의 종교와 관계없이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실 그리스도 신앙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각 교구와 본당에서 지내는 추석 한가위 합동 위령 미사의 경우 코로나19 상황과 공동체의 특성에 맞게 진행되는 만큼, 사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
cpbc 서종빈 기자 binseo@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