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구촌을 덮친 코로나19 사태가 9개월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일상은 물론이고 신앙생활까지 크게 달라졌죠.
가톨릭교회의 사목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는데요.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이 사목방향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한국 천주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공동체 미사를 중단하고 성당 문을 닫아 걸어야 했습니다.
상황은 나아지는 듯 하다가도 악화되길 반복하며 길어졌습니다.
비정상이 정상이 된 뉴 노멀 시대.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방법을 찾기 위해 유튜브 생중계로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김동원 신부 /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장>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진단하고 사목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 크게 6분야를 선정했습니다. 교우 개개인의 영성생활과 신앙공동체, 가정과 청소년, 교회와 국가, 국제적인 관계, 생태환경의 맥락으로 진행되는데 이러한 흐름을 주의를 기울이며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인 박동호 신부는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영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교회가 운영하는 병원이나 시설을 확진자를 위한 공간으로 내놓거나, 평신도 사도직 단체들이 임대료 인하 등 상생 운동을 펼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박동호 신부 /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교회가 회복해야 될 정신, 영성, 태도, 몸짓은 바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최우선의 사랑. 그리고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떠받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데도 교회가 앞장을 서는 것, 그것이 바로 교회가 돌아갈 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본당 공동체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성직자 중심에서 신자 중심으로, 성당 중심에서 일상 중심으로 말입니다.
<김정용 신부 / 광주대교구 사목국장>
사실 본당은 신앙적 영적 충전소로서 기능하기보다는 마치 신앙 실천의 목적지 내지는 신앙 및 단체활동의 종착지인 것처럼 간주된 경향에 비추어볼 때 긍정적인 신호로 읽힙니다. 이는 또한 삶과 신앙의 괴리를 해소하는데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동체 미사가 중단된 동안 방송 또는 온라인 미사를 시청한 신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미사를 진정한 전례로 볼 수 있는지 신학적 논란이 있습니다.
<정희완 신부 / 가톨릭문화와신학연구소장>
주님의 현존이 단순하게 물리적 공간에 제한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 다시 좀 더 확장시켜 볼 수 있지 않느냐고 제안은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교회법적으로 아니면 신학적으로 주님의 현존 문제가 정확하게 설득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미사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정희완 신부는 그러나 "가족이나 가까운 이웃들이 함께 성경 말씀을 듣고 식사의 친교를 나누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미사의 정신을 영성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라며 "공소 예절과 말씀의 전례를 다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준교 다음세대살림연구소장은 대면 사목이 멈춰선 청소년사목의 현주소를 진단했습니다.
이어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주무대가 성당이 아니라 가정인 만큼, 교회가 가정사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준교 / 다음세대살림연구소장>
2030년에는 청소년이 한국 교회에서 더 이상 약한 고리가 아닌 반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코로나19로 멈추어선 이 때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코로나19는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위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예수회 조현철 신부는 "세계화의 연결망을 훼손하는 재난은 거의 모든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식량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현철 신부 / 서강대 교수, 예수회>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도 이미 베트남이나 주요 쌀 수출국에서 통제 조치를 취했고 국제 쌀 가격이 한때 굉장히 폭등했습니다. 여기에 가뭄이나 홍수로 식량 수확 자체가 줄어들면 세계는 아주 큰 혼란에 빠질 겁니다. 당장 이번 여름에 홍수와 태풍을 보십시오. 이런 게 점점 심해질 거란 얘기입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박태균 교수는 동아시아 선교를 위한 한국 교회의 역할을 고찰했습니다.
박 교수는 "사회의 사각지대에 있을수록 교회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교회가 이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진단하고 이후의 사목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건 모든 교구의 과제입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영상을 통해 전문가들과 교회의 노력에 격려를 보냈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 서울대교구장>
교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심도 있게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사목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이러한 학문적 노력과 교회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서 위기를 기회로 바꿔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날 심포지엄 실황은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다시보기 클릭!)
CPBC 김혜영입니다.
cpbc 김혜영 기자 justina81@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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