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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효 주교 "디지털 혁명은 초대형 태풍…신앙의 중요한 요소 잃지 않아야"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9-07 조회수 : 3130

 

▲ 이성효 수원교구 총대리 주교 <자료사진>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성효 주교 / 수원교구 총대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멈출 줄 모르는 코로나19 확산세는 우리 사회와 교회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죠.

 

미사 전례와 성사생활 중단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비대면 온라인 매체를 활용한 사목이 눈에 띄게 늘어났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불러온 교회 안팎의 변화를 분석하고 이후의 사목 방향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됩니다.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과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이 내일 심포지엄을 여는데요.

심포지엄 유튜브 스트리밍 다시보기

 

 

‘교회와 디지털 환경’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서는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를 전화로 연결해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이성효 리노 주교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신자들이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신앙인들에게 어떤 말씀을 먼저 해주고 싶으십니까?

 

▶전염력이 굉장히 강력한 코로나19에 답답하고 힘든 상황을 맞아서 인내하시고 방송미사에 참여하시거나 가정 기도를 바치면서 일상생활 가운데서 신앙생활을 하시는 신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서 신자들을 돌보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사제들과 봉사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이러한 초유의 어려운 사태를 받아들이고 신의 징표가 무엇인지 식별하는 것. 참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우리가 신앙의 근원적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고 내적으로 더욱 깊이 있는 영성 생활을 할 기회를 갖는다는 것, 참 쉽지 않은데요. 이런 가운데 여러분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답답함 저 또한 똑같이 느낍니다. 내일 오전 10시에 <코로나 사태에 대한 진단과 이후의 사목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학술 심포지엄을 갖게 된 것입니다. 모두에서 여러분들이 들으셨다시피 이 심포지엄은 바로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평화 라디오도 들어가죠. 가톨릭 매체와 동아시아 복음화 연구원에서 공동주최하는데요. 이 심포지엄에 참여하면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지혜를 우리 모두가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공동체 미사 재개 후에도 회복되지 않은 주일미사 참례자 수 등을 들어서 교회가 코로나19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들이 나오는데요. 주교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어떠한 답을 드리는 것보다 내일 심포지엄에 두 번째 발제를 하시는 김정용 신부님께서 그분의 발표문에서 보니까 질병이 인간의 역사를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 코로나 사태가 예외 없이 종교의 변화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견된다면 우리는 이 상황을 종교의 존재의 이유 및 신앙실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십니다. 많이 공감이 되고요. 김정용 신부님께서는 나름대로 해법이라고 하면 해법인데요. 가난한 사람들 속에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발견하는 인간 구원의 성사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이 어려운 시기에 한 번쯤 마음속으로 곱씹을 필요가 있는 말씀이라 생각하고요. 이러한 어려운 전망 가운데서도 우리 심포지엄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모두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온라인 사목 콘텐츠를 원한다는 신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사를 비롯해서 성경과 교리 공부 또 기도와 묵상까지도요. 이런 신자들의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시는지, 그리고 일부이기는 합니다만 온라인과 디지털 소통 방식에도 전례적, 성사적 의미가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던데요. 주교님께서 이런 견해,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거는 코로나19사태와 디지털 혁명 이 두 개가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질문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교구 사목 연구소에서 지난 6월 초에 우리 교구 내에 본당 주일학교,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981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설문조사를 시행했습니다. 그래서 그들한테 사이버 성사 수용에 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일들이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사와 고해성사도 인터넷에서 할 수 있다고 하나요.’ 이 질문에 총 응답자 중에서 ‘매우 그렇다’가 109명 약 11.1%입니다. ‘그렇다’가 254명, 25.9%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래서 응답자 중에서 37%가 미사와 고해성사도 인터넷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남녀의 경우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고요. 그다음에 학년별로 보면 학년이 높아질수록 이 부분에 대해서 긍정하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보면 디지털 혁명이 우리한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 수 있는데요. 사실 우리 신자들이 이러한 디지털 혁명의 도움으로 모든 것을 온라인과 디지털 소통방식으로 사용한다고 했을 때 이 디지털 혁명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영향이 어떤 건지 해악이 어떤 건지 우리 신앙의 어떤 부분을 갉아먹고 있는지 이 부분을 잘 헤아려야 합니다. 내일 심포지엄에서도 적나라하게 발제자들께서 발표해 주시는데요. 어떤 가상공간에 너무 습관화 되다 보면 실제 공감에 대한 가치를 자기도 모르게 잃어간다는 표현을 씁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코로나 19 사태로서 비대면 접촉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우리 처지에서 이런 여러 가지 많은 생각들이 나오고 실천 방향이 나오고 있지만 이것을 사용하면서도 잊지 마셔야 하는 것은 신앙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요한 요소를 우리가 혹시나 잃지 않을까 하는 그러한 시각을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는 정희완 신부님의 발제 주제가 <코로나 시대의 신앙 종교사회학적 교회론적 전망에서>라는 주제입니다. 여기에도 신자들의 반응을 교회가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신부님께서 상상이라고 하는 표현을 쓰시면서 오늘 이 방송을 듣는 우리 청취자분들께서 유튜브를 통해서 정희완 신부님을 만나보시면 여기에 대해서 좋은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일 주교님께서 하는 기조 강연의 주제가 ‘교회와 디지털 환경’입니다. 이른바 비대면 언택트 상황이 계속된다고 가정을 할 때 교회 인식이나 사목 방향은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기조 강연을 제가 맡기로 했는데 사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기조 강연 맡는다는 게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이 되고요. 저는 기조 강연을 통해서 그러한 새로운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시는 많은 전문가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는 정도인데요. 그러면서도 디지털 환경에 대해서 조금 조언을 할 수 있다면 디지털 혁명의 거대한 태풍이 지금 우리에게 들이치고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은 4차 산업혁명이라고도 하는데요. 디지털 혁명은 의학과 유전학, 신경과학, 인공지능 등의 산업에서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경제 영역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급진적이고 다양한 변화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와 새로운 기술들을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사람의 육체적, 정신적 활동을 변형시키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더 나아가서 인간의 정체성마저 바꾸어 갈, 달리 말하면 예로부터 지속해온 사람에 대한 정의를 바꾸어 갈 추세입니다.

 

사이보그라는 말이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코로나 사태가 우리 사회에 닥친 강력한 태풍이라면 디지털 혁명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초대형 태풍입니다. 태풍이 오면 모든 매체들이 앞 다투어서 경보음을 내면서 태풍의 크기는 얼마고 진로는 어떻게 되며 피해 예상, 범위 또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것은 우리에게 닥친 디지털 혁명의 태풍에 대해서 아무런 경보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날씨 뉴스를 전하는 한 앵커가 태풍 진단과 대처법을 전하면서 남긴 말이 제 마음 속에 남습니다. ‘우리가 태풍을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는 막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비대면 언택트 상황이 계속된다고 가정할 때 교회의 인식이나 사목방향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정말 우리는 피해를 막는 그런 자세로 이 질문에 진지한 답을 같이 찾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내일 심포지엄에서 발제자 모든 분들이 당신들의 전공 분야 안에서 적극적으로 해법을 제시하고 계시기 때문에 아마도 내일 심포지엄이 우리에게 더욱더 기대되는 그런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도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한 주간 동안 발제자분들과 차례차례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기술방식, 새로운 표현으로 새로운 복음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간과해서는 안 될 원칙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2017년 11월 교황청 문화평의회는 ‘인류의 미래’란 주제로 총회를 열었습니다. 디지털 혁명의 거대한 물결이 무엇이며 이 물결의 흐름에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논의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황청 문화평의회 총회 참석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와 의문들은 사실 위대하면서 심각합니다. 교회는 우리 시대 사람들의 기쁨과 희망, 불안과 두려움을 주의 깊게 바라본다`"고 말씀하시면서 신학과 과학 두 문화 사이의 비극적 분열을 상호 협력적 대화로 극복해나가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더 나아가서 이 대화에서 지켜야 할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셨는데요. 새로운 복음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간과해서는 안 될 원칙으로 교황님이 제시하신 이 세 가지 원칙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인간 중심성`입니다. 두 번째는 `선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기술적으로 가능하거나 실현가능한 모든 것이 윤리적으로 수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입니다. 교황님께서는 과학자들이 다른 모든 인간 활동과 마찬가지로 과학도 인간의 선익을 위한 한계를 지니며 연구의 윤리적 책임감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진단과 이후의 사목방향 모색 심포지엄에서 우리는 또 다른 간과해서는 안 될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여러분 모두 내일 심포지엄을 기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전례와 성사생활이 우리 신앙인들의 기쁨과 활력의 원천이 되게 하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 질문을 들으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건고 <복음의 기쁨> 그 내용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교황님께서는 전례와 성사 생활이 기쁨과 활력의 원천이 되게 하려면 복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묵상하고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두 번째로 기쁨의 원천을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를 기쁘게 해주려 할 때 기쁨을 얻는다는 그 사실을 체험하도록 교황님은 우리 모두를 초대하십니다. 전례와 성사의 본질은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주려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교황님은 모든 신자 분들이 이 사실을 꼭 기억해 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제가 한 번 이 부분을 인용해볼까요.

 

"`복음을 전하는 공동체는 기쁨으로 가득하고 언제나 기뻐할 줄 압니다. 또 작은 승리를 거둘 때마다 곧 복음화의 활동에서 한걸음씩 앞으로 내딛을 때마다 기뻐하며 경축합니다. 기쁨에 찬 복음화는 우리 일상의 요구 안에서 선을 키우며 전례 안에서 아름다움이 됩니다. 전례의 아름다움을 통하여 교회는 복음화 하고 복음화됩니다. 전례는 또한 복음화 활동을 경축하는 것이며 자신을 내어주는 새로운 힘의 원천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례와 성사 생활에서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우리들입니다. `" 하지만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던 그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할 때 계획적으로 우리는 전례와 같은 성사생활에 참여할 수 없지만 내적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일 심포지엄에서 우리가 이러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찾아보는 것도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수원교구 총대리이신 이성효 리노 주교님의 말씀 들었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 leoyun@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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