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월 1일인 오늘은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입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전 세계 모든 신자가 생태적 회개를 하고 이를 통해 생태계 회복에 투신하라고 요청하면서 제정됐는데요.
원래 오늘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를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 주례로 봉헌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취소됐습니다.
강우일 주교를 가톨릭평화방송 취재진이 지난달 28일 제주교구청에서 미리 만났습니다.
이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우일 주교는 "전 인류의 삶을 뒤흔든 코로나19는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폐렴 등을 유발하는 단순한 신종 감염병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역설했습니다.
<강우일 주교 /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제주교구장>
"바이러스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고통 주고 있는 데에 대한 좀 더 능동적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뭔가 하는 것을 생각을 해봐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근본적으로는 이 바이러스 사태가 결국 그동안 우리가 저질러 온 생태계 파괴와 직결되는 그런 현상이기 때문에…."
강 주교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복음에서 예수님이 강조하신 가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구 전체를 위기로 몰아가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요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강 주교는 그러면서 '한국판 그린 뉴딜 정책'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대책에 불과하다고 우려했습니다.
2002년 8월부터 20년 가까이 제주교구장을 지내고 있는 강 주교는 4대강 개발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제주 제2공항 건설 등 사회 현안이 있을 때마다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특히 생태환경에 대한 소신 있는 목소리를 냄으로써 지구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닌 '하느님의 선물'임을 상시키기는데 노력했습니다.
비대면 시대에 우려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신앙생활'이라는 강 주교는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끊고는 행복하게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소공동체 모임마저 어렵다면 교회의 기본 세포인 가정에서 신앙생활을 활성화하는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강우일 주교 /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제주교구장>
"그동안 우리가 노력은 해왔지만 더 적극적으로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들이 한 데 모여서 같이 기도하고 복음을 나누고 이렇게 각자의 생활과 복음을 연결시키면서 나누는 습관을 들이면 소공동체 못 모여도 가정에서 상당한 신앙생활의 실천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근 펜데믹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신앙보다는 주식과 부동산에 쏠려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강 주교는 예수님이 부자를 꾸짖으시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부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돈을 많이 갖게 되면 없는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두기 어렵고, 이기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강 주교는 제주교구장으로서 보람과 아쉬움도 전했습니다.
<강우일 주교 /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제주교구장>
"부 자체가 나쁠 건 없는데, 그런데 부로 인해서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의 형제적인 관계를 끊고 또 사람을 내 밑으로 내치게 되고 하는 그것이 하느님께서 가장 경원하시는 하느님이 싫어하시는 부분이 아닐까…."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오늘부터 다음달 4일까지 34일간을 ‘창조 시기’로 지내며,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시선으로 자신과 주변의 피조물을 바라보는 시간을 이어나가기로 했습니다.
CPBC 이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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