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창진 신부가 레미제라블 공연이 열리는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발장의 변화된 삶,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 인생을 저주했던 그가 누군가를 연민하게 되면서 더 많은 일을 하게 됐고 보람도 생겼고 기꺼이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메시지를 줬습니다. 장발장 같은 삶이 코로나 시대에 서로서로 도와서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극복의 지혜
9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만난 홍창진(수원교구 기안본당 주임, 장애인 어린이 합창단 ‘에반젤리’ 대표) 신부는 “서로를 도와주겠다는 마음이 코로나를 극복하는 가장 지혜로운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신부는 7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레미제라블’(예술감독 윤여성)에 미리엘 주교로 출연 중이다. 출연자 중 전문 배우가 아닌 이는 홍 신부 혼자지만 그다지 어려운 건 없다. “저야 사제복 입으면 자연스러워져요. 미리엘 주교역은 식탁에서 장발장과 식사하고, 은쟁반을 훔친 장발장에게 회개를 권유하는 것인데 회개하라는 대화는 사제라면 흔히 있는 일이어서 부담이 없습니다.”
홍 신부가 연극 ‘레미제라블’에서 미리엘 주교역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 신부는 2013년부터 3년 동안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된 ‘레미제라블’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tvN 종교인 토크쇼 ‘오 마이 갓!’의 단골 멤버이고 영화와 TV, 연극에 ‘잠깐 배우’로 자주 등장해 무대에 익숙하다.
사목 패러다임의 전환
홍 신부가 수년 만에 다시 ‘레미제라블’에 출연하게 된 건 코로나19와 관련이 깊다. 그는 “코로나로 요즘 사람들이 성당에 나오기 어렵다”며 “예술의 전당이라는 큰 무대, 또 연극을 통해서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게 코로나 시대에 훨씬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출연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본당이라는 일선 사목 현장에서 봤을 때 가톨릭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당에서 하느님만 바라보며 코로나가 지나갈 것을 기도하는 건 이 시대의 기도법이 아닙니다. 교회의 공간을 사회에 더 개방하고 서로 나눠 쓰고 더 적극적으로 대민 봉사를 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예를 들어 성당의 공간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활용해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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