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회를 방문해 `생명의 법 제정을 위한 호소문`을 전달한 신상현 수사 (오른쪽에서 두 번째)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신상현 한국생명운동연대 대표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 수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의 확산.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이고 마음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죠.
불안과 우울, 고통이 길어지면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가 보듬고 챙겨야 할 텐데요.
최근에 국회에서는 코로나 이후 중년 세대의 자살과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한국생명운동연대 공동대표인 신상현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 수사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상현 수사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한국생명운동연대, 어떤 단체들이 모인 곳입니까?
▶시민단체고요. 거기에는 천주교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위원회도 같이 소속돼 있어요. 40개 정도 넘는 단체가 소속돼서 순수하게 자살 예방과 자살을 줄이기 위해서 모인 시민단체연합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또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자살증가 현상을 우려할만한 수치나 조짐으로 나타나고 있습니까?
▶수치는 오히려 줄었다는 발표도 있는데 그렇지만 최근에 다 알지만 오스트리아에서 입국한 여성이 자가 격리 중에 극단적 선택을 했었잖아요. 너무 마음 아팠고 또 발달장애아를 둔 어머니는 동반자살도 시도했었고 또 심지어는 가족한테 옮겨지지 않기 위해서 죽었다는 보도도 있어서 이런 조짐은 충분히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코로나19 고령층, 중년층, 청년층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잖아요. 특별히 중년세대 자살에 더 눈길을 두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나 필요성이 있다면 뭘까요?
▶지금 제일 큰 문제 중에 하나는 가정이 붕괴되고 있는데 가장의 자리를 맡았던 남성들이 사실은 설 자리가 없는 상태에서 가족들이 사별을 했다든지, 코로나로. 또는 직업을 잃게 됐다든지 또 고립되고 이동제한이 있잖아요. 그런데다가 이게 장기화되면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으니까 가장들이 설 자리가 없고 막장에 몰리는 분위기가 아닌가. 그분들이 그런 고통을 감당하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할 가능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나이 드신 부모도 봉양해야 하고요. 또 중고생, 대학생 자녀도 책임져야 하고.
▶아주 무거운 짐이요.
▷우리나라는 97년도에 IMF 사태 또 카드대란, 2008년에 세계금융위기 등 재난 수준의 경제위기를 겪어 오지 않았습니까? 또 외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미국의 911테러도 있었고 동일본 대지진 같은 재난도 있었고요. 이런 재난 상황 이후에 자살이 더 늘어나는 그런 징후들이 많습니까?
▶아이러니하게 큰 재난이 겹칠 때 처음에는 자살률이 줄어드는 통계가 나와 있는 것 같고요. 장기적으로 볼 때는 2, 3년이 지나면서는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나 했더니 재난이 생기면 사람들이 다 모여서 단합하고 응원하고 격려해 주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누적될수록 피로가 쌓이고 경제적 어려움이 겹치면 점점 지연된 반응이 나타나면서 특별히 자살률이 증가할 거라고 전문가들은 다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세미나 주제 중에 마지막 부분의 하나가 바로 종교의 역할입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여전히 OECD 국가 가운데 자살 인구가 가장 많다고 하던데요.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막고 줄이는 데 종교의 역할이 그간에 부족했던 탓일까요. 어떻게 진단해 보십니까?
▶보는 각도에 다를 수 있지만 인정을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2019년 작년이죠. 6월 18일 7대 종단이 다 모여서 뭘 했냐면 ‘부족했던 자살예방활동 참회합니다.’ 이렇게 종교인 선언을 했어요. 그래서 그 선언하면서 우리가 다 큰절을 하고 앞으로 생명문화건설에 적극적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하고 운동을 했는데 이런 사례가 초교파적으로 모든 종단이 한 목적으로 종교일치운동의 모범사례가 되어 있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주 기쁩니다. 그리고 시민단체하고도 물론 연대했고요.
▷작년에 기억이 납니다. `부족했던 자발예방활동 참회합니다.` 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떻습니까? 현재 가톨릭교회의 자살예방활동은 어떻게 보고계세요?
▶생명존중이라는 가치 자체는 가톨릭의 기본 영성이잖아요. 저희는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면 낙태반대에서 세 차례 100만 명 서명운동도 했잖아요. 그런 걸 저희는 큰 위업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종파에서는 생각을 못합니다. 우리 가톨릭의 교계 제도의 조직만 할 수 있는 큰일을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자살예방에는 그 동안 조금 관심과 노력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해서 한 10여 년 전부터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가 생기면서 가톨릭도 열심히 지금 뛰어들어서 시민운동과 함께 동참하면서 자살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자살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줄이는 데 종교가 어떤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면, 어떻게 그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게 역할을 나눠서 해야지 종교가 정부나 시민단체가 하니까 다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시민단체, 정부가 하는 게 중요하고 동참해야 되겠지만 종교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가톨릭의 고유한 영성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주는 것이 정부와 시민단체가 못하는 그런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고 서로 보완하는 것이다. 원인 진단부터 사회학자나 정신심리학자 이런 분들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자살하는 게 많다. 사회안전망이 붕괴된 것이 그렇다.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 원인이라고 얘기하고 진단을 내립니다.
하지만 우리 가톨릭적인 영성적 진단은 이것은 죽음의 문화라는 것 때문에 자살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해야 한다. 진단부터 우리가 달리 하면서 그러면 죽음의 문화가 왜 생겼느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진단하신 거지만 크게 말하면 지나친 자유주의하고 생명경시 풍조가 원인인 거죠. 그 밑에는 고통을 피하고 희생을 무가치한 거로 생각하는 쾌락주의, 물질주의, 소비주의 이런 이념들이 죽음의 문화를 일으키는 잘못된 생각들이다. 그래서 저희는 원인 진단을 그렇게 하기 때문에 문화에서 오는 거기 때문에 문화는 문화로 대응해야지만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고 사랑의 문화를 통해서 이걸 극복해야 한다. 이렇게 하고 그러면 처방은 어떻게 되느냐. 문화기 때문에 항상 네 가지를 저희는 얘기합니다.
가톨릭에서는. 기도운동을 해야 하고 교육운동을 해야 하고 홍보운동, 실천하기 네 가지로 나누는데 시민단체나 정부는 기도 안 하잖아요. 죽음의 문화는 어둠의 문화이기 때문에 공산주의 70년 만에 우리가 무너뜨렸듯이 이런 기도운동이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종교인만이 할 수 있는 어둠과의 투쟁에서 이길 수 있는 그런 방법이기 때문에 최우선이다. 낙태반대운동도 프로라이프에서 기도 많이 해서 낙태하는 병원이 문을 닫았듯이 교회가 NGO가 아니거든요.
▷그저 운동만 하는 그런 곳은 아니지 않습니까?
▶운동하는 단체가 아니잖아요. 기도하는 단체지. 기도로서 죄도 사해주고 상처도 치유해 주고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뭐냐 하면 십자가 지는 거잖아요. 고통이 싫으니까 십자가 지기 싫으니까 죽는 경우도 있는데 십자가 영성으로 고통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하고 용서하는 거. 이런 것이 핵심 가치가 돼야 한다. 가톨릭이 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뭐가 있냐면 자살 유가족이 자살위험성이 높습니다. 고위험군이에요. 자살 유가족에 대해서는 종교적으로 모셔다가 정기적으로 미사하고 피정도 하고...서울교구에서 잘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개인 면담해 주고 유가족 모임을 이끌어 주고 또 한 가지는 한 번 자살 기도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이 재범, 삼범 해서 죽을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분들을 교회 안에 모셔다가 세례를 드리고 성사를 통해서 치유해 주고 또 은사를 통해서 잘 관리해 주면 이거는 우리 가톨릭만이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교육도 게이트키퍼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돼 있잖아요. 가톨릭이 워낙 겸손해서 처음에는 영성적인 걸 빼고 일반시민단체하고 똑같은 걸 가르쳤어요. 그러다가 안 되겠다. 이거 가톨릭영성을 집어넣어줘야겠다. 고통이라는 건 우리를 구원해 주는 도구라는 걸 집어넣어서 영성적인 걸 해주니까 훨씬 게이트키퍼 양성이 효과적이었다는 결과도 나와 있고요. 홍보도 하면 6월 매일미사지 갖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그게 제일 많이 나가는 팜플릿인데 거기에 매일미사에 보면 맨 뒤에 자살예방 온라인 캠페인이라고 해서 마음이라는 기도가 아주 대표적으로 나와 있어요. 표지에. 이런 거 홍보하고 마지막으로 실천하는 겁니다, 이렇게. 그렇게 해야죠, 저희가.
▷아무래도 수사님께서 수도자고 의사이시니까 자살 충돌 느끼시는 분들이나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도움을 청할 때가 많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저는 80년대에 의사가 돼서 40년간 의사생활하면서 제가 제일 가슴 아픈 게 응급실에 자살자가 와서 제 앞에서 돌아가신다든지 군의관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현장에서 변사체가 발견돼서 부검하고 검안하러 갈 때 거기에 아주 불쌍하게 죽은 시신을 많이 봅니다. 가슴이 고통에 많이 짓눌렸어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이 자살률을 줄일 수 있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았는데요. 우리 수도자로서 가톨릭의 의사로서 이렇게 자살자를 줄이는 일에 당연히 열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살, 누구 하나만의 도움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또 정부가 함께 보듬고 챙겨나가야 할 일일 것 같은데 재난대책과 함께 제시해야 할 자살예방대책은 뭐라고 보십니까?
▶총괄적인 것인데 대책은 정부에서 할 것은 정부에서 하고 시민단체는 시민단체에서 하지만 우리 교회에서 하는 것은 아까 말한 네 가지로 해나가야 되죠.
▷우리가 기도하고 교육도 하고 홍보와 실천운동에...
▶실천하는 건데 저희들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위험 인사는 면담을 해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제일 희망이 없어서 죽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내를 자기의 간단한 실수 때문에 떠나보낸 남편이 자꾸 죽으려고 하는데 그분한테 아내는 구원받을 수 있다. 교리적인 가르침. 하느님만이 아시는 방식으로 회개를 시킬 줄 수도 있다. 실망하지 말라. 그리고 당신 실수로 아내가 죽었지만 당신 죄가 용서받을 수 있다. 성사를 통해서 희망을 드리고 왜 살아야 되는지 교리적인 가르침을 주는 거죠.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아내가 다 하지 못한 사랑을 당신이 대신 해야 되지 않느냐. 자녀들 남아 있지 않느냐. 자녀들 돌보고 장인 장모님 모시고 희생하고 보속하면 사랑으로 실천하면 다 같이 일어날 수 있다. 가톨릭만이 종교만이 희망을 줄 수 있고 살아야 될 이유를 가르쳐줄 수 있다. 이런 것이 저는 가장 밑받침되고 기본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등한시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서울대교구 본당 차원에서도 보면 사별 유가족의 치유, 영성 프로그램을 하는 곳도 있더군요.
▶그게 아주 좋고요. 교회만이 있는 정신과 의사도 저는 자주 만나지만 약 먹이고 심리상담은 오래 걸리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은사로 치유하면 순식간에 치유가 되는 걸 많이 체험한다. 그래서 저희들한테 협조를 요청할 때가 있어요, 정신과 의사들이.
▷최근에 가톨릭교회 특히 서울대교구의 경우에 미혼부모기금위원회 마련해서 미혼 부모를 지원하고 이것도 넓은 의미에서 생명운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만 생명운동 전반에 대한 교회의 노력은 어떻게 지켜보고 계십니까?
▶그동안 저희는 황우석 사태 때문에 생명대학원이 생겼잖아요. 오래 전부터 생명윤리위원회에 학술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또 공부만 하면 안 되니까 실천하기 위해서 가정과 생명위원회에서 운동도 하고 있고 그런데 제가 작년까지 생명대행진에 8번째 참석하고 같이 노력했는데 그 참여자 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거예요. 너무 마음아파서 각 교구와 본당 차원에서 실천적인 생명운동, 예를 들면 생명대행진 이런 데에 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미국은 한 40년 하고 나니까 낙태금지법이 많은 주에서 속속 통과되고 있잖아요. 낙태하면 안 되게끔, 아주 조기에 안 된다는 것들이 통과되고 있습니다.
▷말씀하셨으니까 제가 좀 여쭤보겠습니다. 수사님께선 생명을 살리는 법 제정해 달라고 호소문을 국회에 전달하시기도 하셨잖아요.
▶작년에 제가 국회에도 가고 청와대에도 내고 보건복지부에도 내고 다 여러 군데 해서요. 제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법을 준비해 달라고 호소했는데, 국회가 이제 바뀌었잖아요.
▷올해 말까지 헌법재판소 낙태죄 처벌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입법을 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게 만약에 이번에 무산되고 말면 내년부터는 무법천지가 돼서 누구든지 낙태를 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세상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올해 안에 반드시 그런 최소한의 지킴이가 될 수 있는 그런 법이 생명 존중하는 법이 잘 제정이 되었으면 하는 기도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함께 기도를 해야 되겠습니다.
▶가톨릭은 그냥 원칙으로 낙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끝까지 주장해야 되는 것입니다. 낙태는 안 된다고 말이죠.
▷알겠습니다. 한국생명운동연대 공동대표이시자 의사이고 또 수도자이신 예수회 꽃동네 형제회 신상현 수사님 만나봤습니다. 수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cpbc 윤재선 기자 leoyun@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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