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손길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주머니에 넣은 손을 꺼내 가난한 이들에게 뻗으라”고 호소했습니다.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1월 15일에 지낼 ‘제4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담화에서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도움과 위로를 주면서 전염과 공포에 맞서 싸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손길을 뻗는 이들을 일일이 상기했습니다.
환자들을 위해 손을 뻗는 의사들, 초과근무를 하며 손을 뻗는 간호사들,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손을 뻗는 약사들, 병자들을 축복하기 위해 손을 뻗는 사제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교황은 가난하고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호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돈을 이체하려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때, 무기 매매로 돈을 축적할 때, 죽음과 빈곤의 씨앗을 뿌릴 때, 그리고 뇌물을 건넬 때만 손을 뻗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손은 ‘무관심의 세계화’를 부추길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난한 이들을 만나고 있다.(바티칸 미디어)
이번 담화의 주제는 집회서의 말씀인 “가난한 이에게 네 손길을 뻗어라”(집회 7,32)입니다.
교황은 “하느님의 백성은 가난한 이들의 소리 없는 외침에 함께 응답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와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과 나누는 연대는 서로 분리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며 그들과 동반할 때 우리의 기도는 목표를 성취하고 주님의 축복이 우리에게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특히 가난한 이들을 보살필 때 “자신의 시간표를 보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 이들을 보살피고 이들에 대한 선행이 개인의 이익이나 목표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주님의 은총의 힘을 자신에게 두는 이기심을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헌신할 때 우리는 완전한 인간의 삶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한 소녀가 쓰레기 산을 걷고 있다.(바티칸 미디어)
교황은 너그러운 손길과 대조되는 ‘호주머니에 넣은 손’ 즉 무관심과 냉소로 가득찬 ‘닫힌 손들’이 온 세상을 위한 정의와 평화의 도구로 변모할 때 비로소 세상은 정화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모든 언행에서 너의 마지막 때를 생각하여라”(집회7,36)라는 집회서의 말씀을 인용하며 “우리의 모든 행동의 마지막은 사랑이 아닌 다른 것일 수는 없다”고 역설했습니다.
교황은 끝으로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인 성모님께 “우리가 내뻗은 손길을 통해 서로 형제애를 재발견하고 나눔의 실천으로 이어지게 해달라”고 전구를 청했습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
cpbc 서종빈 기자 binseo@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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