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진옥 박사 (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 연구원, 페트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코로나19로 성당과 주일학교에 가지 못하는 청소년들.
이러다 신앙과 멀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부모님들 많으실 겁니다.
요즘처럼 생활 속 거리두기와 비대면 활동이 길어질 때 청소년들의 신앙교육,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청소년사목과 교리교육을 전공한 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 연구원이신 이진옥 페트라 박사 연결해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진옥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진옥 페트라입니다.
▷반갑습니다. 지금 대체로 현재 청소년 또 어린이 미사를 비롯해서 주일학교도 문을 열지 못하다 보니까 청소년들이 신앙에서 멀어질 거라는 우려가 큰데요. 이진옥 박사께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물론 사목자들, 교리교사들 부모님들이 우려하시는 것처럼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 청소년들의 신앙의 공백이 생길 수 있는 걱정을 저도 깊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지금 우리가 청소년들의 신앙에 어떠한 관심을 보이냐에 따라 그들의 신앙공백이 길어지느냐 아니면 오히려 기회가 그들에게 자신의 신앙에 대하여 또 나와 하느님의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상황을 너무 나쁘게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우려만하기보다는 희망을 찾아보자는 말씀인 것 같은데요. 청소년기의 신앙 또 신앙교육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청소년기의 신앙교육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청소년 사목의 근본 목적은 단순히 교리교육, 신앙교육에만 머무르지 않고 청소년들이 성소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소는 사제, 수도자 성소를 포함하여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 안에서 내가 어떻게 착한 그리스도인, 정직한 시민으로 살아갈지 구체적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이 청소년 사목의 근본 목적인 이유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문헌 <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5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청소년기는 꿈과 결정의 시간 삶과 경험에 대한 갈망을 가지는 시기 예수 그리스도와 우정을 가질 수도 있는 시기 그리고 성숙과 성장을 해야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시기를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며 자신의 성소를 찾고 그 성소를 살아간다면 삶 안에서 신앙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고 올바른 신앙관이 형성돼서 우리가 이번에 코로나19로 드러나게 된 신천지 실상에 많은 충격을 받았잖아요. 가톨릭신자들과 20대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저도 충격을 많이 받았는데요. 잘못된 신앙으로 빠지는 것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방송미사를 하는 본당도 있고 유튜브로 주일학교를 시작하는 성당도 본당도 있고 그러던데 이렇게 온라인으로 접근하는 사목자들의 노력 또 이런 콘텐츠에 대해서는 어떻게 지켜보고 계세요?
▶저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온라인의 플랫폼으로 하여 마련한 다양한 신앙 콘텐츠를 통해서 주일학교 학생들이 신앙의 끈을 놓지 않도록 끊임없이 그들과 이 시간을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견뎌내는 것이잖아요. 그러한 시선에서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 본당의 보좌신부님과 나눈 대화가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는데요. 요즘 보좌신부님들과 교리교사들을 만나면 서로의 안부를 물은 뒤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이 "주일학교 어떻게 하십니까"입니다. 이 질문을 보좌신부님께 드렸더니 고민이라면서 이어서 하시는 말씀이 요즘 주일학교는 온라인이 대세인 듯 한데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학교수업도 온라인으로 하고 학원 시험도 온라인으로 하고 생활의 반 이상이 온라인인데 주일학교마저 온라인으로 진행하면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에요.
사실 모든 것은 만남과 관계에서 비롯되잖아요. 물론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온라인 사목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맞지만 사실 가톨릭의 큰 장점이 만남과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복음적 친교라고 생각하는데 이 점도 함께 고려하면서 온라인 사목 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코로나가 아니어도 그 이전부터 교회를 떠나는 청소년들 또 교회를 찾지 않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우려는 있어오지 않았습니까?,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이 질문 정말 중요한 질문인데요. 사실 이 질문은 저뿐만 아니라 청소년 사목을 하고 계시는 신부님, 수녀님, 수사님들 그리고 교리교사, 부모님들 모두가 같이 생각해 보고 그 답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교회가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 혹은 교회가 청소년을 현재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의 답을 생각해보면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교회는 청소년에 대한 애정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느냐 입니다. 항상 교회는 청소년이 우리의 미래이자 현재임을 강조하지만 언제나 청소년은 신앙교육의 대상 가르쳐야 될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 사목의 주인공이자 주체는 바로 청소년입니다. 그들의 주체성을 인정해주지 않고 그저 대상으로만 바라보면 수동적인 신앙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겠죠. 그리고 최근에 `젊은이, 신앙 그리고 성소식별`을 주제로 열린 제15차 세계주교시노드 교황 후속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에서 교회가 청소년의 주체성을 인정해야 할 필요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37항에서는 교회가 젊은 모습을 유지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청소년들임을 분명히 밝히면서 그들의 역할을 굉장히 강조하는데요.
그러면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성을 강조하죠. 그리고 212항에서는 청소년들의 성장을 위하여 청소년 양성을 목적으로 할 때 우리가 주로 교리 내용을 굉장히 많이 전수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 조급함을 내려놓고 청소년들의 신앙의 삶에 집중하며 그들이 그들의 삶 안에서 강렬한 하느님 체험과 그들 마음에 와 닿는 예수님과의 만남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를 강조합니다. 이 내용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내용을 종합해 보면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분명히 오늘날 사회현상에서 비롯되거나 혹은 교회가 청소년들의 흥미와 재미를 못 따라가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하느님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그들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교리 지식만을 집중하여 전달하거나 흥미와 재미위주의 일회적인 행사 준비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삶 안에서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계속해서 체험할 수 있도록 좀 더 청소년들의 삶에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습니까?, 세계의 교회의 청소년 또 젊은이 감소현상은 한국보다 더 심각하지 않나 싶기는 한데, 청소년 사목의 모범이 되는 사례가 있을까요?
▶제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공부 때문에 잠시 머물렀었는데 그때 제 청소년 사목관이라고 할까요. 청소년 사목에 대한 나름의 제 가치관을 형성해 준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아씨씨라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고향에서 작은 형제회 수사님들이 하시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사실 프로그램의 형태가 겉으로 보기에는 교리교육, 찬양, 면담, 개인, 수도원 방문, 그리고 여름에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행적에 따라 도보순례 등 한국에서 행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피정 프로그램과 별반 차이가 없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신기한 건 해마다 그리고 매 프로그램마다 이탈리아 전국에 있는 젊은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 온다는 거죠.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그런데 사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흐름은 바로 청소년들 개별에게 주어진 성소를 찾고 식별해서 살 수 있도록 그 삶의 여정에 동반해 주는 것입니다.
단순히 성직자, 수도자, 혼인 성소만을 식별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주신 삶이라는 선물을 어떻게 더 기쁘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본질적인 고민과 그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 프로그램인데 그런데 더욱 인상적인 것은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이 친구들에게 제가 한번 물어봤습니다. 저도 이 질문의 답을 듣고 깜짝 놀랐었는데 대부분이 자신의 영성 담당 신부님이나 혹은 본당 신부님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일회성 프로그램 참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기 삶의 자리로 돌아가서 지속적인 영성 면담을 통하여 계속해서 하느님을 향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예를 더 들자면 교구별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교리교육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십계명인데요. 교리교육의 방식이 참 특이합니다. 보통 우리가 십계명을 교리교육 한다고 하면 대개 성경적 접근이라든가 굉장히 이론적으로 접근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서는 나의 삶의 중심 즉 체험을 중심으로 해서 내 삶 안에서 십계명을 어떻게 지키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할 것인가를 주제로 풀어나가더라고요. 저도 한번 참여한 적이 있는데 사실 이탈리아 교회는 노인으로 넘쳐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습니다.그리고 또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는 청소년 사목도 학문적으로 굉장히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 곳이 제가 공부한 교황청 및 살레시안대학교인데요. 이곳에서는 전 세계에서 온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모여 우리 청소년들의 신앙여정을 동반하기 위하여 신학을 바탕으로 두고 심리학, 교육학, 사회학, 현상학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청소년 사목을 접근해서 이론적인 연구와 함께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신앙교육의 주체는 가정이 되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어릴수록 부모의 신앙교육이 절대적이다. 이것을 대체로 알고는 있는데요. 부모로부터 신앙을 전수받지 않았거나 부모가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는 자녀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요. 어떤 조언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제 주변에도 이런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자신은 신앙인임에도 불구하고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신앙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자녀만큼은 신앙생활을 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마음은 좋지만 중요한 것은 부모님들이 먼저 하느님과 관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녀에게 신앙전수는 그리스도인 부모님이라면 그 책임을 꼭 수행해야 합니다. 사실 이 책임을 행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다는 건데요. 책임을 잠시 어원적으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책임을 영어로 하면 ‘responsibility’이잖아요. 이것을 라틴어‘respondere`에서 유래합니다. 즉 응답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러므로 내가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신앙전수의 책임을 행한다는 것은 우리 자녀들을 그리스도인으로 초대하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행위이므로 자녀에게 신앙을 전수하고 싶다면 먼저 부모부터 자신에게 있어 신앙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자녀를 통해서 다시 신앙생활로 돌아가는 좋은 계기, 혹은 용기를 가져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 연구원이신 이진옥 페트라 박사와 말씀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 leoyun@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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