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UN본부에서 제주 4·3의 참상을 알리고 돌아왔습니다.
강우일 주교는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 제주 4·3을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상 처음으로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제주 4·3 심포지엄.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이번 심포지엄이 정부와 공식기구를 통해 추진된 것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특히 제주 4·3이 국제 무대에서 처음으로 조명을 받은 점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강우일 주교 / 제주교구장>
이렇게 공식적인 기구가 나서서, 대한민국 외교부가 관여해서 4.3의 진상규명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시작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본 거죠.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해왔지만, 국제적으로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굉장히 의미가 있고...
강우일 주교는 미국 책임론을 언급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강우일 주교 / 제주교구장>
그 때 사실 최고 책임은 미군정에게 있었고, 그래서 그런 사실을 우리가 역사 속에 엄연히 드러내고, 또 미국의 사과 표명이 있어야 정말 정의롭게 일이 정리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고...
미국은 아직까지 제주 4·3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미국인들조차 제주 4·3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강 주교는 미국의 책임 인정과 사과 표명을 듣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강우일 주교 / 제주교구장>
미국 학자들도 또 언론계 기자들도 평하기를, 여러 가지 미국 정계나 사회 일반에 그런 인식을 확산시키고 책임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반작업이, 진실규명의 증거와 사료를 발굴해내고 그것을 납득시키는 그런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보더라고요.
강우일 주교는 미국 보스톤의 고등학교 교사들이 제주 4·3을 공부해서 학생들에게 가르친 사례를 들며, 이런 노력이 확산되면 미국 정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무엇보다 재미교포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강우일 주교 / 제주교구장>
거기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재미교포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앞장서야 되거든요. 그럴 때 미국의 국회나 정치인들이 관심을 당연히 갖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사안이라고 그래서. 미국의 학자들도 그런 것을 저한테 조언을 했고요.
제주 4.3, 71년이 흘렀지만 제주의 아픔은 여전합니다.
반 세기 넘게 두려움 속에 살아온 희생자 유가족들은 지금도 상처가 깊습니다.
<강우일 주교 / 제주교구장>
‘우리 친지 중에서, 우리 가족 중에 누가 4.3 때 죽었습니다’ 하고 보고된 사례가 지금까지 만 5천여 명 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4.3 때 희생된 사람을 3만여 명으로 보는데, 반 밖에 이름이 밝혀진 희생자는 없고 나머지 반은 어떻게 누가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전혀 지금 미지의 상태이거든요.
강 주교의 옷깃에는 심포지엄 때와 마찬가지로 제주 4·3을 상징하는 빨간 동백꽃 배지가 달려 있었습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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