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9일자 수원주보 3면
복음단상 깊이 읽기
‘오순절’과 ‘성령 강림절’
레위기 23장을 보면,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이스라엘의 축일에 대하여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안식일’ 규정이 나옵니다. 그다음, 절기에 따라서 축일들이 규정됩니다. 첫째 달 열나흗날 저녁 ‘파스카’ 축일, 첫째 달 보름에 누룩 없는 빵을 먹는 ‘무교절’, 수확을 하고 ‘햇곡식을 바치는 날’, 그 이후 일곱 주간의 안식일이 지난 다음 날인 ‘오순절’, 일곱째 달 초하루의 ‘안식일’, 일곱째 달 초열흘날인 ‘속죄일’, 일곱째 달 보름날부터 이레 동안 주님을 위한 ‘초막절’입니다. 이 축일들은 거룩한 모임을 소집해야 하는 주님의 축일로 규정되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오순절(πεντηκοστή́)은 햇곡식을 바친 이후 7주간의 안식일(49일)이 지나고 50일째 되는 날이며, 이는 절기상으로 ‘7월 초하루 안식일’ 이전이 됩니다.
그렇다면 구약의 ‘오순절’과 신약의 ‘성령강림절’은 어떤 연결 관계가 있고, 그 안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헨헨’(D. Ernist Haenchen)은 다음과 같이 논의합니다: “루카는 ‘성령 강림절’이라는 중대한 사건을 그 당시 사람들이 잘 인식하게 만들어야 했으며, 이를 잘 서술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루카는 그 당시에 그리스어 ‘영’(πνευμα)이라는 용어가 ‘바람’(πνοή)이란 용어와 긴밀하게 관련된 ‘개념어’이기 때문에, ‘성령 강림’을 위에서 아래로 몰아치는 돌풍의 바람소리로 묘사하였습니다. 또한, 루카는 오순절에 일어난 일과 관련 있는 시나이 설화에 나오는 ‘불길 같은 혀’에 대한 이미지를 사용하였습니다. 더욱이 루카는 ‘시나이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70개의 혀(‘70’이란 완전을 가리키는 상징어)로 나누어져서, 모든 민족이 제각기 그들의 언어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또 다른 전승을 사용하였습니다.”
성령 강림절은 교회의 탄생을 알리며, 동시에 그 교회가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러 가는 시작점입니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사명을 알려줍니다. 곧 우리가 돌풍 같은 바람이 되고 불같은 혀가 되어 세상 모든 이들에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 이수완 로마노(하상신학원 외래교수, 영성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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