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교구 문희종(가운데) 주교가 8월 17일 열린 수원교구 청소년교향악단 정기 연주회에서 ‘내 발을 씻기신 예수’를 열창하고 있다. |
청소년들이 ‘아름다운 선율’로 한여름밤을 뜨겁게 수놓았다.
수원교구 청소년교향악단(담당 남승용 신부)은 17일 경기도 안양 평촌아트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열었다. 초ㆍ중ㆍ고 및 대학생 45명으로 이뤄진 청소년교향악단 단원들은 전형부(안젤로) 교수의 지휘로 오페라 ‘도둑 까치 서곡’을 시작으로 차이콥스키의 ‘슬라브 행진곡’,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신세계로부터’ 등 10곡을 선사했다.
1817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초연돼 큰 성공을 거둔 도둑 까치 서곡은 프랑스에서 은그릇을 훔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어느 하녀가 사형된 이후에야 범인은 까치였다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단원들이 이 곡으로 힘차게 연주회를 시작했다. 한 곡 한 곡 정성을 다해 연주하는 단원들에게 부모와 신자, 사제, 수도자 등 연주회장을 가득 메운 관객 600여 명은 박수로 호응했다.
특히 팀파니를 연주한 단원 이태민(프란치스코, 분당성루카본당)군이 미국 작곡가 앤더슨의 명곡 ‘타이프라이터’의 타이프 연주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악기 대신 실제 타자기를 치며 타악기 소리를 대신하는 연주곡 타이프라이터에선 한 줄 한 줄 넘어갈 때마다 작은 종을 치는데, 두 번 칠 때는 이군이 재치있게 두 손가락으로 브이(V) 자를 그리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군은 곡이 끝나자 타자기로 치던 종이를 뽑아들고 ‘교구장 이용훈 주교님께’로 시작하는 편지를 낭독했다. 이군은 “청소년교향악단 연습 때마다 푸짐한 간식거리를 제공해주시고 사랑과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 이 주교를 비롯한 관객들은 다시 한 번 배꼽을 뺐다.
하이라이트는 이용훈 주교와 문희종(수원교구 교구장대리) 주교의 무대였다. 연주회를 모두 마치고 격려 인사차 무대에 올랐던 두 주교가 사회자 남승용 신부의 깜짝 제안으로 노래를 부른 것. 문 주교는 “저보다 서품 연차 안 되는(후배인) 신부님들은 모두 무대에 올라오라”며 10명의 교구 사제들과 생활성가 ‘내 발을 씻기신 예수’를 열창했다.
의외의 노래 실력에 놀란 표정을 지은 사회자는 “노래 한 곡으로는 아쉬워서 안 된다”며 한 곡을 더 요청했고, 성악곡 ‘희망의 나라로’를 모두 함께 부르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청소년의 신앙생활과 정서 함양을 목표로 2011년 창단한 수원교구 청소년교향악단은 한국 교회 최초의 청소년교향악단이다. 정기 연주회를 비롯해 수원교구 신년 음악회, 찾아가는 연주회, 사제연수회 초청 연주회에 참여하며 음악으로 복음의 기쁨을 전하고 있다. 연습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전 수원대리구청 강당(권선동성당 내)에서 한다.
악장 이경률(베르다, 중3, 보정본당)양은 “교향악단 활동을 통해 자신의 (악기) 파트뿐 아니라 다른 악기까지 모두 함께 나아갈 때 아름다운 음악이 탄생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며 청소년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입단 문의 : 010-4850-6674, 단무장 김 크레센시아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2018. 08. 26발행 [1479호]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731191&path=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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