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가톨릭 미술상 수상자 발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서상범 주교)는 제28회 가톨릭 미술상 건축 부문으로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을 설계한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 Claudio Botta)와 한만원 선생을 선정하였다. ‘젊은 작가상’에는 회화 부문 김윤아 로사 작가의 <회심으로 이끄시는 사랑의 길 series 2>와, 조각 부문 박성환 다미아노 작가의 <마산 가르멜 수도원의 14처>를 선정하였다. ‘공로상’은 대구대교구 내당 성당을 설계한 <오토카르 울(Ottokar Uhl, 1931-2011)과 대구대교구 내당 성당(1966 완공-2024 복원)>을 선정하였다.
한편, 이번 미술상부터는 기존의 ‘본상’을 ‘가톨릭 미술상’으로, ‘추천 작품상’을 ‘젊은 작가상’으로, ‘특별상’을 ‘공로상’으로 그 종류와 수상 명칭이 변경되었다.
아울러, 제28회 가톨릭 미술상 시상식은 2025년 2월 14일(금) 오후 4시 서울 명동 파밀리아 채플에서 개최된다. 수상작 전시회는 2025년 2월 14일(금) 오후 5시 갤러리1898에서 서울가톨릭미술가회 정기전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 가톨릭 성미술의 토착화와 활성화를 후원하는 동시에 교회 내적‧문화사적 공헌을 기리고자 1995년에 가톨릭 미술상을 제정한 이래 현역 미술가들의 근래 작품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 부문별로 시상하고 있다.
◆ 심사 총평
제28회 가톨릭 미술상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3배가 넘는 총 45점의 작품이 응모되었습니다. 특히 많은 젊은 작가들이 성미술에 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응모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며 교회미술 발전에 희망적이라 하겠습니다. 응모된 작품은 가톨릭 미술상 14점, 젊은 작가상 20점, 공로상 1점으로 심사위원회는 회화, 조각, 공예, 건축 각 분야별로 엄정한 기준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였습니다.
심사 결과, ‘가톨릭 미술상’은 건축 부문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을 설계한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 Claudio Botta)와 한만원 선생을 선정하였습니다. ‘젊은 작가상’에는 회화 부문 김윤아 작가의 <회심으로 이끄시는 사랑의 길 series 2>, 조각 부문 박성환 작가의 <마산 가르멜 수도원의 14처>가 각각 선정하였습니다. 또한 ‘공로상’에는 대구대교구 내당 성당을 설계한 건축가 오토카르 울(Ottokar Uhl)과 내당 성당이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가톨릭 미술상’을 수상한 마리오 보타와 한만원 선생님의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은 “종교 공간인 동시에 순례자, 방문객, 지역주민들에게 문화공간으로 활용”이라는 프로젝트의 미션에 따라 건축은 종교 공간에 머물지 않고 문화 행사를 수용하는 공간으로 쓰임을 확장시켰습니다. 남양성모성지 깊숙한 골짜기에 위치한 대성당은 전면에 보이는 거대한 두 개의 타워가 성지 전체 풍경의 상징적 구심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건물 전체는 마리오 보타의 건축적 표현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붉은 벽돌로써 구성되어, 본체는 반 이상 땅속에 묻혀 주변의 지형과 조화로움을 이루고 있습니다.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김윤아 작가는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보여지는 빛에 의한 특징을 회화에 적용하여 회화 내에서 색과 빛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정리된 푸른 선의 드로잉을 기조로 ‘빛으로 표현되는 하느님’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회화적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박성환 작가는 사실적 부조 기법으로 예수님의 고통과 아픔을 절제된 감정과 상징적인 이미지로 십자가의 길을 표현하여 묵상의 깊이를 더하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구대교구 내당 성당은 1966년 오스트리아 건축가 오토카르 울(Ottokar Uhl)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담아 오늘날 보아도 획기적 형식인 제대를 성당 중앙에 배치하는 형태로 설계하였습니다. 이후 신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던 시기인 1988년에 성당을 리모델링하여 제대를 한쪽 벽면으로 옮기고, 내부 형태를 완전히 변형된 상태로 사용하여 왔습니다. 최근 내당 성당은 복원 사업을 추진하여 제대를 다시 원래의 위치로 옮기고, 성당 내외부를 대부분 초기의 모습으로 복원하였습니다. 성당의 원형을 유지시키며, 이 과정을 이끌어온 내당 성당 구성원들의 뜻과 마음은 귀하고 아름답습니다. 내당 성당은 한국 가톨릭 교회의 전례를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이자 하느님 백성에게 전례의 참여 의식과 공동체 정신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 하였습니다. 이에 심사위원회는 1960년대에 혁신적 디자인을 한 건축가 오토카르 울(Ottokar Uhl)과 성당을 원형대로 복원한 내당 성당에 공로상을 수여하게 되었습니다.
- 심사위원장 조각가 안병철 베드로 -
제28회 가톨릭 미술상 심사위원회
서상범 (티토) 주교 /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 겸 미술상 운영위원회 위원장
신지철 (바오로) 신부 /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 총무 겸 미술상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심사위원 회화_이선원, 강상중, 김형주
심사위원 조각_안병철, 조숙의, 황지선
심사위원 공예_이승원, 김겸순 수녀
심사위원 건축_우대성, 임근배
◆ 선정 내용
‘가톨릭 미술상’ 건축 부문, 마리오 보타 & 한만원 안드레아
<남양성모성지 대성당>
마리오 보타(Mario Claudio Botta) 한만원 안드레아
수상 작품
▲남양성모성지 대성당, 2021년
4,953.32㎡(1,498.38평), 구조=철근콘크리트, 주요마감=점토벽돌
작품 설명
남양성모성지는 오랜 세월에 걸친 노력을 통하여 논밭이던 지역이 산과 연결된 거대한 자연 속의 조화롭고 아름다운 성지가 되었다. 이곳에서는 길과 나무, 숲과 산과 멀리 보이는 하늘과 풍경들이 모두 성전의 일부이며 인공과 자연 사이의 긴밀한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이곳에 지어질 대성당은 그 자연의 조화로운 풍경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며 또한 그 구심점이 될 수 있어야 했다. 마리오 보타는 평소 많은 시간을 가지고 설계 의뢰를 선택하는데도 불구하고 이곳에 대성당을 짓는 것을 바로 승낙하고 한 달 후에 한국을 찾아 남양성지를 방문하게 되었다. 성지에서 그에게 요청한 것은 이곳이 통일기원 대성당이 될 것이며 기존 성지의 모습과 잘 조화되었으면 하는 것이었으며, 대성당이 미사와 전례를 위한 공간일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대성당은 1,200석을 담을 수 있는 거대한 공간이다. 보타는 그 공간을 언덕과 언덕 사이의 작은 계곡에 위치시키며 하나의 기단과 같은 성격을 부여하며 대지의 일부로 편입 시켜버렸다. 가장 중심이 되는 제대와 그 상부의 탑은 41미터의 하늘로부터 빛을 받아들이고 또 하늘을 향한 지상의 염원들을 형상화한다. 성지 전체에서는 이 두 개의 탑이 그 구심점을 형성하며, 태양의 빛은 이 두 개의 답을 통하여 실내로 유입되며 제대에서 하나로 통합되어 진다. 대성당은 두 개의 타워가 빛의 제대를 형성하고 또 8개의 작은 채플들을 품에 안고 있다. 8개의 채플은 각각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러시아 등 동아시아 나라들의 성모님과 파티마 성모님, 과달루페 성모님과 세계 교회의 성모님을 모실 계획이다. 이는 또한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들의 화합을 상징한다. 반원형의 지붕에는 천창이 있어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빛이 연출된다. 넓은 제단은 다양한 문화적 행사를 수용 할 수 있도록 제반 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며 무엇보다도 음향적으로도 잘 고려된 공간이 될 것이다.
언덕의 낮은 쪽에서 접근하는 커다란 입구가 둘이 있고, 그 사이에는 350석의 소성당이 있어 매일 미사가 집전되고 그 주변에서는 화장실과 사무실 등의 편의 공간이 위치하며, 위층의 대성당과 연결되는 긴 계단 통로를 양쪽에 가지고 있다. 계단의 상부에는 천창이 있어 대성당에 이르는 길을 밝고 장엄하게 만들 것이다. 양 옆에는 각각 두 개의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노약자 및 장애인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대성당의 로비는 후면의 순교자의 정원과 닿아있어 성당에 진입하는 통로인 동시에 미사 후의 다양한 모임이 가능하고 또 햇빛이 가득한 침묵의 공간이기도 하다. 대성당은 두 개의 타워를 배기 탑으로 사용하여 최대한의 자연적인 통풍을 통하여 적절한 실내 온도를 유지할 것이며, 양측의 지하에 묻힌 공기터널을 통하여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을, 겨울에는 따뜻한 외부 공기를 주입하게 된다. 이는 대성당 및 소성당에 사용되는 냉난방 에너지를 약 40% 정도 절감하게 한다.
‘젊은 작가상’ 회화 부문, 김윤아 로사 작가
<회심으로 이끄시는 사랑의 길 series 2>
수상 작품
▲회심으로 이끄시는 사랑의 길 (series 2)-lightening / 1처 ~15처
각 300×300×40mm 내외, 아크릴, mixed medium. 2024
작품 설명
본 작업은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보여지는 빛에 의한 특징을 회화에 적용하여 회화 내에서 색과 빛을 표현하는 작업입니다. 이를 위해서 화면의 후면에 RGB LED로 광원을 설치하고 아크릴로 제작된 화면에 빛이 투과 될 수 있도록 조각도로 회화의 표면을 벗겨내서 마치 회화의 일부가 빛에 의해 빛나도록 표현하였습니다. 이러한 매체의 활용은 회화적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앙의 신비함과 하느님의 영광을 표현함에 있어 효과적인 방식으로 생각되며 성미술이 현대 미술의 범주 내에서 창의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느 날 미사를 보기 전 성체 조배를 하며 기도를 하다 감실 안에 계신 예수님의 삶을 따라 걸어 보았습니다. 그러며 성전 안 14처를 보며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께서 가신 길은 고난과 수난의 길이셨지만 그 길은 분명 하느님을 따르시는 소명의 삶이며, 자신의 외아들의 내어주실 만큼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빛, 희망과 구원의 씨앗이 담긴 길임을 사람들이 더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빛과 함께 가신 길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며, 그 안의 내용들을 함께 보여주고자 이번 십자가의 길 <회심으로 이끄시는 사랑의 길>을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길, 한 처 한 처를 지나가실 때마다 우리 삶 안에 아픔과 고통 외로움 등으로 조각난 순간들을 다시 하느님께로 한발씩 다가가는 지점이 되길,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통해 하느님 안에서 생각하고 그분께 언제나 시선을 두며 방향 잡아갈 수 있길 희망해 봅니다.
저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회심으로 이끄시는 사랑의 길’이기를 기도합니다.
‘젊은 작가상’ 조각 부문, 박성환 다미아노 작가
<마산 가르멜 수도원 14처>
수상 작품
▲마산 가르멜 수도원의 14처
400×400×1500mm, bronze. 2023
작품 설명
예수님이 사람의 아들로 우리에게 오시어 행하신 많은 기적과 구원 사업은 끝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고 부활하시면서 완성되었다. 작가는 예수님의 일대기를 재현하면서 그 안에서 나타나는 예수님의 인간미에 주목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선구자는 단체에 순응하지 않으며 자신의 길을 독자적으로 걸어가 새로운 것을 끝내 이루고 성취하는 사람인데 이러한 사람은 보통의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예수님은 당연히 하느님의 아들이기에 인간을 원죄에서 쉽게 해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은 암흑과 같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광야의 길이었다.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짊어진 십자가의 길이 고통의 길이며, 두렵고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주여 이 잔을 내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다가오는 십자가의 고통을 아셨기에 아버지에게 거두어 달라고 간청하는 예수님 의모습을 보면 인간미가 느껴진다. 우리와 똑같이 공포를 느끼고 두려워하며, 피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끝내 그분은 ‘모든 것을 이루었다’ 말씀하시고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셨다.
이번 작품은 예수님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클로즈업(close-up)하여 절제된 감정을 전달하며 울림과 함께 묵상의 깊이를 더하는 작업을 기획하였다.
‘공로상’
<오토카르 울(Ottokar Uhl), 대구대교구 내당 성당>
▲대구대교구 내당 성당 전경(위)과 내부(아래)
1966년 완공 - 2024년 복원
▲1966년 내당 성당 공사현장을 방문한 건축가 오토카르 울(오른쪽에서 세 번재)
작품 설명
대구대교구 내당 성당은 1966년 오스트리아 가톨릭부인회와 잘츠부르크 대교구의 도움을 받아 오스트리아 건축가 오토카르 울(Ottokar Uhl, 1931-2011)의 설계로 건립되었다. 설계자 오토카르 울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담기 위해 당시 뿐만 아니라 오늘날 보아도 획기적 형식인 제대를 성당 중앙에 배치하는 형태로 성당을 설계하였다. 이후 신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던 시기를 거치면서 1986년 성당을 리모델링할 때 제대를 한쪽 벽면으로 옮기면서 내부 형태가 완전히 변형된 상태로 사용하게 되었다. 최근 내당 성당에서는 성전 건립 60주년을 앞두고 복원 사업이 추진되어 제대를 다시 원래의 위치로 옮기고 성당 내외부를 대부분 초기 모습대로 2024년에 복원하게 되었다.
성당을 신축하는 일이 점차 줄어들고 기존 성당들이 노후화되면서 리모델링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의 성당 건축에서 내당 성당 복원은 하나의 모범적 사례이며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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