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가톨릭대 교수 정년퇴임 심상태 몬시뇰
평생을 신앙 토착화 연구에 헌신
"열정만 있었을 뿐 서투르기 그지없던 교수생활이 벌써 30년이나 지났다니 감개무량합니다. 그동안 강의와 연구를 계속 이어올 수 있도록 해 주신 하느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할 뿐입니다."
5일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정년퇴임식을 갖고 명예교수로 추대된 심상태 몬시뇰은 인터뷰를 통해 감사를 전하면서도 "그동안 이룩한 학문적 실적이 너무 초라해 시간관리를 더 철저히 하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럽다"고 겸손해했다.
1971년 독일에서 사제품을 받은 심 몬시뇰은 75년 튀빙겐 대학에서 ┖신앙과 구원 : 칼 라너의 익명의 그리스도인론 연구┖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1976~1991년)를 역임하다 1993년부터 수원가톨릭대 교수로 활동해왔다. 또한 1991년 한국 그리스도 사상 연구소를 설립, 평생을 신앙 토착화를 위해 헌신하며 한국 교회 내적 성숙을 통한 복음화에 크게 기여해왔다.
왜 하필 토착화 연구를 시작하게 됐을까. 심 몬시뇰은 "부제품을 받기 전 뮌스터 교구 신학생들과 함께 한 수도회를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불교 선(禪) 명상법을 원용한 좌식묵상을 실시한 지 오래됐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유ㆍ불교를 비롯한 여러 아시아 종교들이 오랫동안 뿌리내린 지역 출신이면서도 그동안 다른 종교에 대해 무지한 상태였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심 몬시뇰은 이어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비서구권 교회에서 전통적 고유 종교 문화 자산을 교회 생활 안으로 수렴하는 신앙 토착화 작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음을 새롭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심 몬시뇰은 오늘날 바티칸(로마 교황청)은 보편적 교회의 다양성을 드러내며 공의회 정신에 따라 다른 그리스도교계와 종교, 사회 각 분야와 개방적 자세로 대화하고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그러나 "유독 한국 교회는 ┖로마보다 더 로마적 교회┖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신앙 토착화에 냉담하다"고 지적했다.
퇴임 이후에도 토착화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는 심 몬시뇰은 "한국교회 창설 주역(이승훈ㆍ이벽ㆍ권철신ㆍ권일신ㆍ정약전) 시복시성 작업 노력과 교회 신앙과 윤리 도덕에 관한 가르침 라틴어 문헌 번역 작업도 이어갈 것"이라며 식지 않는 연구 열의를 내비쳤다.
평화신문 845호 / 발행일 : 2005-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