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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0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0-10 조회수 : 224

하느님께서 기도를 빨리 안 들어주시는 이유 

 

 

오늘 복음도 역시 예수님께서 기도에 관해 알려주시는 내용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통해 청할 때 꾸준하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엄마에게 무언가를 청할 때 들어줄 때까지 떼를 쓰기도 합니다.

그러면 엄마는 바로 줍니다.

이것이 내가 원하는 것을 빨리 얻어내는 방법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밤에 손님을 맞은 친구는 먼저 자는 친구를 깨웁니다.

친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그러나 계속 졸라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필요한 만큼 다 줍니다. 

 

그 친구는 속으로 ‘이 친구가 이렇게 나를 괴롭히니 들어줘야지.

아니면 또 찾아와서 괴롭힐 거 아니야.’라고 말할 것입니다. 

사실 친구는 빵을 청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친구의 친밀감을 시험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무언가 계속 청해도 된다고 믿는 관계는 깊은 관계입니다.

아내만이 남편에게 계속 청할 수 있고 아이만이 엄마에게 계속 청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알면 청하는 것을 최대한 빨리 받을 수 있습니다.  

 

무언가 청을 거부한다는 말은 함께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관계는 내가 청하고 받고 또 상대의 청을 들어주는 것으로 맺어지기 때문입니다.  

 

조앤 롤링의 ‘해피 포터’ 시리즈 출판 여정은 인내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녀의 원고는 최종적으로 승인되기 전에 12개의 출판사로부터 거절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책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녀를 믿고 그 출판을 맡아준 출판사는 엄청난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일단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그 사람의 인격을 믿고 함께 하려고 해야 합니다.

그것이 상대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내가 가게 점원이라면 가장 두려워할 것이 무엇일까요?

손님이 떠나는 것입니다.

어쩌면 하느님도 이것을 가장 두려워하실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길을 지나다가 진열장에 꼭 입고 싶은 옷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비쌀까 봐 문을 열고 머리만 집어넣고 점원에게 묻습니다. 

“이 옷 얼마예요?”점원은 “100만 원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때 그 사람이 그 옷을 살 확률이 높을까요? 아마 “당신은 저 옷을 살 돈이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자신이 없죠.

가격만 빨리 알고 그냥 가던 길 가세요!”라고 느낄 것입니다.

“뭐? 나를 무시해?”라며 보란 듯이 옷을 살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그 사람에게 옷을 사서 기쁨을 주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말 훌륭한 직원은 어떻게 말할까요?“아, 예! 잠깐 들어와서 앉으세요.

제가 가격을 알아보는 동안 차 한 잔 드시면서

잠깐만 기다려 주시겠습니다?” 

 

일단 가게에 들어온 사람은 그 친절함에 점점 보답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점원은 눈썰미로 이미 그 사람의 치수를 알아서 맞는 옷을 가져와 입어보라고 합니다.

입어보니 딱 맞습니다.

아마 이 사람은 150만 원이라고 해도 그 옷을 살 것입니다.

존중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께서 무언가를 청하는 우리에게 가장 두려워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청을 들어주면 다시 필요한 게 있을 때까지 오지 않을까 봐 그게 두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잡아놓고 싶어서 지금 청하는 것을 당장은 들어주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야곱은 에사우로부터 도망쳐서 외삼촌 라반의 동네로 피신하였습니다.

라반에게는 두 딸이 있었는데, 레아와 라헬이었습니다.

야곱은 동생 라헬을 더 좋아하였고 라반에게 청하였습니다.

라반은 야곱이 축복의 사람임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7년을 일해주면 라헬을 주겠다고 합니다. 

 

야곱이 7년을 일하고 눈을 떠보니 레아가 누워있었습니다.

라반은 라헬과 결혼시켜 주면 금방 자신을 떠날 것을 알고 7년만 더 일하라고 그렇게 한 것입니다.

야곱은 그래서 7년을 더 일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마음도 라반의 마음과 같으실 것입니다. 무언가를 들어주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가 떠나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평생 죽기까지, 아니 죽은 후에도 청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처럼 이 시대에 그리고 이후에도 이해하기 힘든 구원의 원리를

쉽게 정립하여 놓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그러한 약속을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이 별처럼 많아지게 하시겠다고. 그러나 그 약속은 이사악 하나 낳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아브라함은 죽어서도 그 약속이 이루어지기를 빌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관계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작은 청은 그냥 들어주십니다.

당신을 떠날 수 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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