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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0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0-06 조회수 : 119

끝까지 가는 부부의 비밀: 의무가 감정을 이기게 하라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마르 10,2)라는 주제로 예수님을 시험하려 듭니다.

예수님께서 모세는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였냐고 물으시니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마르 10,4)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이 문제를 ‘창세기’로 끌어올리십니다.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르 10,6-9) 

 

왜 예수님은 부부 문제를 창조할 때로 끌어올리실까요? 부부도 창조자의 의도 안에서 살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사람의 욕구로 살면 실패한다는 의미입니다.  

 

아내가 제일 듣기 싫은 말 1위는 무엇일까요? 여기서 굳이 쓰기는 뭐하지만, 남편이 자신이 벌어온 돈을 낭비한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는 것입니다.

또 남자가 아내에게 듣기 싫어하는 말 1위는 능력 없다고 무시하는 말입니다.

반드시 생길 수밖에 없는 생각으로 서로 감정이 상하게 만듭니다.

핵심은 이러한 감정을 이길 수 있는 무기를 갖는 것입니다.  

 

‘EBS 부모 – 아이 양육법, 달라도 너무 달라요’에 아이들 양육 태도가 너무나 다른 부부가

나왔습니다.

엄마는 아이들이 잘못할 때 ‘타이르자’라는 주의이고 아빠는 ‘단호하게 훈육하자’라는

주의입니다.

부부는 서로 너무 안 맞아 남자가 먼저 답답해서 TV 출연을 제안했습니다.  

 

첫째 아이는 남자이고, 둘째 아이는 여자아이입니다.

여자아이는 태어나서 얼마 안 되어 평생 장애로 살 수 있다는 진단을 받고 힘겹게 병원 생활로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아무래도 첫째 아이가 소외되어 부모로부터 사랑을 덜 받는다고 느낄 것입니다.

부모가 자신을 어떻게 여기는지 묻는 말에 ‘아무것도 아닌 아들’이라 대답했습니다.  

 

둘째 딸도 몸이 아프기에 나름 부모의 사랑을 더 확인하려 합니다.

그 방법이 물고 할퀴는 것입니다.

첫째는 동생이 자신을 물고 할퀴었다고 아빠에게 이릅니다.

아빠는 “내가 맞지?”라는 듯 아내를 봅니다. 그리고 둘째를 꽉 잡고 훈육합니다.

그 옆에서 엄마는 “당신이 하는 거 뭔가 잘못된 거 아닐까?”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그러자 아빠는 아내에게 인정받지 못함에 화가 더 납니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의 훈육법을 무시한다고 느낄 때 감정 카드를 뽑았는데, ‘외로움, 고통’이었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무시한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더 깊은 감정은 외로움과 고통이었습니다.

그 감정은 어떤 욕구로 생겼을까요? 남편은 ‘존재감(중요하게 여겨짐), 이해’를 뽑았습니다. 남편은 무언가 근저에 인정받고 이해받으려는

욕구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아빠가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음을 알았습니다.

장애인 형이 있어서 소외당한다고 느꼈고 부모는 매일 이혼하겠다고 부부싸움을 하였습니다.

이 원인으로 뱃속 깊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자리했고 거기에서 외로움과 고통의 감정이

생겼으며 그 원인을 아내와 아이들에게 돌릴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도 뱀의 욕구에 지배당함으로써 부끄러움과 두려움의 감정이 생겼고 결국 그 원인을 상대에게 했습니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존재였다면 그럴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의무는 감정을 이깁니다.

하느님이 주신 의무는 뱀의 욕구를 이기는 새로운 욕구입니다.

이 때문에 부부가 함께 십일조를 내는 것은 너무 중요합니다.

하느님을 인정하면 부부생활은 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2022년 당시 하버트 말리코트(99)와 준 네이피어(100)는 결혼생활 79년 동안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 합니다.

감정이 상하는 일이 없어서 그랬을까요? 아닙니다.

결혼을 의무로 여겼습니다.

매일 자기 전 뽀뽀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했습니다.

이 의무 때문에 안 좋은 감정을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부모 앞에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의미가 없어집니다.

어떤 의사도 선풍기 틀고 자면 큰일 난다고 어머니가 선풍기를 끈다고 합니다.

시원하게 자는 게 소원이랍니다.

선악과를 바치면 주님 현존 안에서 돈 때문에 서로의 탓을 하는 일은 사라집니다.

다만 상대에 대한 ‘의무’만 남습니다.

사랑의 의무란 자신을 상대에게 내어주는 일입니다.

하느님을 인정하고 그분이 맺어주셨음을 믿읍시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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