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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0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0-02 조회수 : 293

먼저 자기를 멸시하지 않고는 타인을 멸시할 수 없다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라고 하십니다. 작은 이들을 멸시하지 않아야 하는 이들이 그들이

수호천사를 통해 하느님 아버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란 뜻입니다. 

 

여기에 타인을 멸시하는 이들은 반드시 자기 자신부터 멸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위 ‘땅콩 회항’과 같이 나의 위치로 타인을 멸시하는 행위는 이미 자신이 자기를 멸시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사랑받는 사람이라면 사랑받는다는 증거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그 가장 큰 증거가 수호천사입니다.

수호천사와 가까웠던 비오 신부님은 항상 영적 자녀들에게 수호천사를 공경하고, 그들에게 기도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수호천사에 대해 열심히 가르치셨던 비오 신부님은 때때로 밤새도록 수호천사들이 메시지를 전하는 바람에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 밤, 비오 신부님과 함께 산 조반니 로톤도에 있는 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미 밤 11시가 되었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누군가가 성스러운 수호천사를 비오 신부님께 보내어 축복받자고 제안했습니다.

모두 무릎을 꿇고 그렇게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비오 신부님이 고아원으로 가시던 길에 그들 앞을 지나가시며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어젯밤 11시에 다섯 명의 수호천사가 한꺼번에 들이닥쳤었소.” 

 

어느 날 한 부부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아이가 열이 나고 있었습니다.

약이 있긴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자정 무렵, 남편이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아이와 함께 여기에서 잠을 자고, 나는 옆 방에서 자겠소.”  

 

그러고 나서 남편은 잠들기 전에 자신의 수호천사를 비오 신부님께 보냈습니다.

정확히 1시 5분 전이었습니다.

새벽 3시에 남편이 깨어나 아이를 생각하고 가 보니, 아이의 열이 내리고 평온하게 잠들어 있었습니다.

남편은 기뻐서 아내를 깨웠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말했습니다. 

“나도 그것을 알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내 수호천사를 비오 신부님께 보냈어요.” 

그러자 남편도 자기가 그렇게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몇 주 후, 남편은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비오 신부님을 찾아갔습니다.

성당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고, 비오 신부님은 남편을 향해 가리키며 농담을 하셨습니다. 

“당신 집에서는 밤에도 쉴 시간이 없어요!” 

남편이 미안하다고 말하자, 비오 신부님은 밝게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미안해할 일이 아니오. 밤에도 수호천사들이 찾아오는 것은 나를 기쁘게 하는 일이오.” 

 

남편이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려고 하자, 비오 신부님은 그 감사를 사양하셨습니다. 

“먼저 감실로 가요 아니면 성모님께 가든지.”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보고 있는 것을 안 남편은 겸연쩍게 물었습니다. 

“비오 신부님, 하나 여쭤볼까요? 어느 쪽 수호천사가 먼저 왔지요?

제 아내의 수호천사였습니까, 저의 수호천사였습니까?”

이에 비오 신부님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셨습니다.  

 

“당신 수호천사가 먼저 왔소.

1시 5분 전에 당신의 수호천사가 왔고, 조금 뒤에 아내의 수호천사가 왔소.” 

 

비오 신부님은, 미사에 참석하지 못할 상황이 생기면 자신의 거룩한 수호천사에게 미사 중의 뜻을 하느님께 전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믿음이 아니라,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수호천사를 통해 은총을 받는 존재임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타인을 멸시할 수 없습니다.

타인도 그러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남을 무시하는 사람은 나도 무시당하는 사람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미움이 사라지려면 우리 곁에 수호천사를 많이 두어야 합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에서 드미트리 카라마조프의 변신은 극적으로 전개됩니다.

아버지를 죽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있는 동안 그의 자각이 깊어지고 사랑과 구원의 본질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아버지로부터 사랑받지 못해 그를 공개적으로 죽이고 싶다고 말해왔지만, 정작 아버지를 죽인 사람은 사생아였던 스메르쟈코프였습니다.  

 

드미트리는 자기 애인인 그루센카도 아버지가 빼앗으려는 것을 알고는 아버지와 형제들,

애인에게까지 분노합니다.

그러나 스메르쟈가 자신의 살인이 들통날까 봐 자살하자,

형의 약혼녀인 카테리나와 바람을 비운 동생 이반까지도 형의 편을 들어 그를 석방시키려 합니다. 

 

알료샤는 수도사가 되어 하느님께서 사랑하심을 매일 방문하여 끊임없이 설득하고 그루센카는 자신과 함께 벌을 받자며 20년 동안 드미트리를 기다리겠다고 말합니다.  

 

이에 지금까지 자신이 아버지와 형제들과 애인까지도 멸시하며 살아온 것에 20년 형도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버지를 통한 모든 이들도 자신처럼 사랑받는 존재임을 알고는 모두를 존중하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임을 일깨우는 이들이 수호천사들입니다.

하느님은 그 사랑을 의심하지 말라고 우리 각자에게 수호천사를 보내주신 것입니다.

수호 천사를 믿지 않으면 자기를 멸시하는 사람이고 그 멸시는 이웃에게 이어집니다.  

 

1948년 10월 3일, 요한 23세 교황은 자신의 여동생 안젤라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한 23세 교황은 매일 최소 다섯 번은 천사에게 기도하고, 마음속에서 자주 천사와 대화한다고 고백했습니다. 

 

“네 수호천사와 친해지고, 당신이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수호천사와도 가까워져라.

이 하늘의 파수꾼들, 그 신비로운 증인들과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른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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