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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01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0-01 조회수 : 157

복음: 루카 9,51-56 

 

힘으로 밀어붙이고 싶은 유혹을 단호하게 뿌리칩시다! 

 

 

한류 열풍의 기세가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되니,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특히 음악이나 영화 등 문화 예술 분야에서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지속적으로 끌고 있다는 것, 정말이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진지한 성찰도 필요합니다.

전 세계 수많은 청소년들이나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K-드라마나 영화, 가요인데, 그저 흥행만을 추구하며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으로 흘러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영화나 드라마가 너무 지나치게 폭력적입니다.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폭력성을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풀라는 의미인지, 여차하면 주먹을 휘두르고 총을 쏘고 칼을 휘두르니, 아이들이 보고 따라 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우리는 모두 냉철한 지성을 소유한 인격자인 인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뜨거운 피가 돌고 있는 생명체이기에, 내면 깊숙한 곳에 강한 공격성이 분명 자리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구체적인 일상생활 안에서 절실히 느끼는 유혹 한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문제를 이성과 논리와 대화로 풀어나가기보다는 그냥 확 힘으로 밀어붙이고 싶은 유혹입니다. 

 

책상이고 컴퓨터고 다 엎어버리고 뛰쳐나가고 유혹, 평소 꽉 참고 눌러왔던 하고 싶은 말들

속 시원히 해주고 싶은 유혹, 우월한 힘을 총동원해서 눈엣가시 같은 누군가를, 천하 밉상인 이웃 나라를 확 쓸어버리고 싶은 유혹...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한 가지가 있습니다.

예수님과 오랜 기간 동고동락하면서 특별 제자교육을 받은 제자들, 그중에서도 핵심 제자들, No2, No3 제자인 야고보와 요한 사도들도 그런 유혹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목적지인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에 사마리아 지역을 거쳐 가시게 되었는데, 제자들이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유다인들과 사마리아인들 사이는 개와 고양이 이상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과 말도 안 섞고, 상종조차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사마리아인들이 이런저런 연유로 이민족들과 혼혈하게 된 것을 용납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반면 사마리아인들은 별것도 아닌 것에 목숨을 거는 유다인들, 나름 전통 신앙과 관습을 고수한다고 잔뜩 폼을 잡지만, 실상 죄란 죄는 다 짓고 사는 유다인들, 뒤로 호박씨를 까는 유다인들을 또한 용납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 일행이 자기 마을에 머무르는 것을 거부한 것입니다.

노골적인 냉대를 받은 것에 대해 노발대발한 요한과 야고보 사도가 예수님께 다가와, 저것들 그냥 확 한번 엎어버릴까요, 라고 말씀드립니다.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요한 9,54) 

 

사실 당시 제자들은 예수님으로부터 여러 가지 능력을 부여받아, 사마리아 고을 하나 순식간에 날려버릴 힘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제가 예수님이었다면 이랬을 것입니다.

“그래, 그게 낫겠네. 감히 우리를 배척하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 속 시원히 한번 봐버리게!” 

 

그러나 생애 내내 비폭력 평화주의 노선을 한결같이 고수해오신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두 제자를 크게 꾸짖으십니다.

그리고 다른 마을로 발길을 돌리셨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힘을 사용한다면 그 힘은 사랑의 힘이어야 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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