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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7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9-27 조회수 : 159

복음: 루카 9,18-22 

 

그는 고통과 시련을 통해 더 성숙해지고 더 큰 그릇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성인성녀들 가운데 빈첸시오 드 폴처럼 기구하고 파란만장한 생애를 사신 분은 드물 것입니다.

사제품 이후 좀 더 깊이 있는 신학 공부에 매진하고 있던 빈첸시오 드 폴에게 한 가지

좋은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마르세이유의 한 귀부인이 학비에 보태라고 거금의 유산을 기증하겠다는 것입니다. 

 

한걸음에 달려간 그는 두둑한 봉투를 건네받고 품에 간직한 채 배를 타고 돌아오던 중이었습니다.

불행하게도 해적선의 습격을 받아 돈뿐만 아니라 지니고 있던 모든 소지품마저 탈탈 털리고 말았습니다. 

 

불행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온 몸은 굵은 철사줄에 꽁꽁 묶여 아프리카로 끌려갔습니다.

그는 순식간에 전도양양하던 사제에서 노예 신세로 전락한 것입니다. 

 

그는 선주의 손에서 의사의 손으로, 의사의 손에서 농사꾼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다행히 좋은 주인을 만나 기적과도 같이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젊은 사제 시절 빈첸시오 드 폴이 겪었던 특별한 바닥체험은 그의 성소 여정을 더욱 굳건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저같았으면 그런 불운을 겪게 해주신 주님과 해적들을 원망했을 텐데, 오히려 그는 고통과 시련을 통해 더 성숙해지고, 더 큰 그릇이 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불행한 사람들만 만나면 빈첸시오 드 폴은 자신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 청년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이 베풀수 있는 가장 큰 사랑과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빈첸시오 드 폴은 당시 사회 안에서 넘쳐흐르던 고아들과 과부들, 환우들과 임종자들, 노예들과 재소자들, 걸인들과 병든 나그네들을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로 여기고 섬겼습니다. 

 

한 가장이 잘못을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되었는데, 그가 없으면 부인과 어린 자녀들이 굶어죽게 되었다는 소식이 빈첸시오 드 폴에게 전해졌습니다.

저 같았으면, 부인과 어린 자녀들을 위해 금일봉을 전달하는 선에서 도와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교도소 당국에 부탁해 가장을 석방시켜주도록 탄원했습니다.

남은 형기는 자신이 대신 뱃사공 역할을 하며 채워주었답니다. 

 

참으로 위대한 자비의 성인, 빈첸시오 드 폴 사제였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가난’ ‘자선’ 하면 즉시 떠오르는 얼굴이 바로 그의 얼굴입니다. 

 

그의 생애와 영성에서 가장 두드러진 예수님의 모습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삶은 온통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웃들을 향해 아낌없이 조각나고 나눠진 거룩한 성찬의 삶,

빛나는 자선의 삶이었습니다.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웃들을 향한 자비심, 연민의 정, 측은지심이 많이도 결핍된 우리입니다.

피눈물 흘리는 이웃들, 죽어가는 이웃들의 고통 앞에서도 무더덤한 우리를 향해 빈첸시오 드 폴 신부님은 외치고 계십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우리의 스승이고 주님이십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할 때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 봉사하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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