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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9-22 조회수 : 167

지난여름은 정말로 더웠습니다. 수도권에만 38일간의 열대야가 있었고, 열대야가 끝났어도 낮 더위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9월의 중순도 넘어가면서 좀 살 만합니다. 이렇게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겨울을 생각하게 됩니다.


겨울 하면 겨울나무가 떠올려집니다. 봄의 화사한 꽃도, 여름의 싱싱하게 푸르던 잎도, 가을의 풍성한 열매도 다 떨어뜨리고 마치 죽은 것처럼 딱딱한 가지만 남아있습니다. 사실 아주 현명한 모습입니다. 푸르른 나뭇잎을 겨울까지도 가지고 있으면 혹독한 추위에 가지고 있는 많은 물기가 얼어서 터져 버릴 것입니다. 그러면 나무 전체가 죽고 맙니다. 그래서 나무는 가을이 되고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잎사귀로 들어가는 수로를 막아 버립니다. 물이 공급되지 않아서 나뭇잎은 마르고 땅에 떨어집니다.


버리는 길이 바로 자기 살길이었습니다. 우리 인간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하지만 버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돈, 명예, 지위…. 그 밖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기란 새로운 것을 얻는 것보다 더 힘듭니다. 바로 집착 때문입니다.


자기 삶에서 무엇을 첫 번째 자리에 두어야 할지를 묵상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은 기껏해야 100년입니다. 과연 무엇을 가지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이제까지 많은 죽음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무엇을 가져가시는 분을 본 적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에 대한 두 번째 예고 말씀을 전해주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이 말씀을 알아듣지도 못하고 묻는 것도 두려워합니다. 수난과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믿고 따르는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세상의 칼날에 쓰러질 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 세상의 관점으로만 판단하고 있어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까지 합니다. 그들은 모두 첫째가 중요했고, 가장 높은 자리가 중요했습니다. 세상의 눈으로만 보는 집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하시며, 어린이 하나를 세우시고 그를 사랑으로 받아들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즉, 집착을 내려놓고 겸손하고 낮은 이, 마음이 순수한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많이 가지고 큰 것을 차지하라고 하는데, 예수님께서는 십자가까지 짊어지는 용기와 자기 비움, 그리고 작아짐을 택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야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으며,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는 진짜 삶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명언: 이별의 커다란 슬픔 그 너머 영원의 문을 바라볼 수 있는 소망이 내게 있음에 감사한다(고영배).



(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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