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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9-19 조회수 : 178

서울 신학교에 다닐 때, 사무처장 신부님께서 학교 운동장을 잔디 구장으로 만들 것이니 신학생들 모두 나와서 잔디를 심으라고 하셨습니다. 기뻤습니다. 지금까지 흙으로 된 운동장이라 미끄러져서 많이 다쳤고, 무엇보다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잔디 운동장에서 축구할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기뻤습니다. 며칠 동안 매일 저녁 식사 후 모든 신학생이 운동장에 나와 잔디를 심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 심고 나서는 잔디 보호를 위해 한동안 운동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신학생이 제일 많이 하는 그리고 인기 있는 운동은 축구입니다. 그런데 공을 찰 수 있는 공간이 사라졌으니 얼마나 불만이 많았겠습니까? 결국 그냥 축구하라는 허락과 함께, 꿈에 그리던 잔디 구장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신학생들은 다시 활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신학생을 위한 잔디 구장이지, 잔디 구장을 위한 신학생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이처럼 이 세상에서도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미래에 잘 살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학업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정치인의 말을 종종 듣습니다. 그러나 깨끗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제발 뽑아달라고 했는데, 나중에 각종 비리로 매스컴에 오르내립니다. 성당에서도 주님을 바라보며 믿음을 갖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 누구 때문에 성당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 뜻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합니다. 분명히 사랑의 행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이 있는 곳에만 가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어 바른 죄인인 여자를 보고서는 사랑의 마음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속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


중요한 것은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했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마음을 잃고 나니, 예수님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 사라집니다. 그러나 예수님 발에 향유를 부어 바른 여자는 끝까지 주님께 대한 사랑을 놓지 않습니다. 주님께 큰 사랑을 드러낸 여자는 예수님께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곧바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고 말씀하시지요.


주님을 향한 사랑은 믿음을 통해서 커질 수 있었습니다. 그 믿음이, 그 사랑이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어 줍니다.

 


오늘의 명언: 매일 아침 일과를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행하는 사람은, 극도로 바쁜 미로 같은 삶 속에서 그를 안내할 한 올의 실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계획이 서 있지 않고 단순히 우발적으로 시간을 사용하게 된다면, 곧 무질서가 삶을 지배할 것이다(빅터 위고).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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