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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4-09-17 조회수 : 172

강론 중에 종종 제 어렸을 때의 일을 이야기합니다. 그 시대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공감하십니다. 아마 그 시대에는 모두 힘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전혀 공감하지 못합니다. 아이들과 라면 봉지를 모아 공을 만들어 야구했다고 하면, “왜요?”라고 묻습니다. 재래식 화장실 이야기를 하면, 자기는 절대로 그런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30년 전만 해도 모두 비슷하게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 시대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나 그 시대를 살지 않고 또 경험도 하지 않았으면 들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세대 간 격차가 크다 보니 대화가 되지 않아 현대 사회는 더 외로운 사회가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혼자 사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30년 전에 10% 미만이었던 1인 가구가 현재는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섰고, 수년 내에 40%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외로운 사회 안에서 더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기억을 공유할 수도 없고, ‘함께’라는 것을 하나의 짐처럼 생각하기에 정서적인 고통이 커질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분열만 보이게 됩니다. 생각의 차이를 서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른 삶을 사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다른 삶도 궁금해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서로가 다른 삶도 인정하고 지지해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들도 함께해야 할 이웃으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함께 하시겠다고 하신 예수님인데, 지금의 우리는 점점 혼자라는 틀에 자기를 가두고 있습니다. 아니 예수님도 그 틀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말하는 한가위입니다. 독서와 복음에서 말하는 수확의 풍요로움과 더불어 보름달처럼 밝고 훈훈한 사랑과 정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을 만나고 하느님과 조상님들과 함께하는 감사의 마음을 드러내는 날입니다. 그래서 정말로 좋은 날인데 가족의 붕괴로 혼자서 이날을 지내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가족과의 다툼으로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삶을 인정하지 않고, 지지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가족인데도 함께할 이웃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언제 마지막을 맞이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이 세상에 머물 것으로 생각하지만, 복음의 말씀처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서로가 다른 삶을 인정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사랑의 삶만이 언제고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께 “예. 여기에 있습니다.”라고 힘차게 응답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김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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