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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9-15 조회수 : 159

복음: 마르 8,27-35 
 
한쪽 발은 주님께로, 다른 한쪽 발은 세상에! 
 
 
남아있는 삶을 예수님과 함께 보내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수제자 베드로 사도의 신앙 여정이
참으로 흥미진진합니다. 
 
영광스럽게도 베드로는 사도단의 대표이자 수제자로 발탁됩니다.
스승님과 밀착 동행하다보니, 메시아로서의 그분의 신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장엄하게 신앙 고백을 합니다.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마르 8,29) 
 
그로 인해 예수님으로부터 극찬도 받고 지지도 받고, 마침내 하늘나라의 열쇠까지 손에 쥐게 됩니다.
한 마디로 승승장구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두 발은 아직도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한쪽 발은 예수님께서 이끄시는 영적인 세계로 건너갔지만, 다른 한쪽 발은 아직도 세상을 떠나지 못하고 세상 한가운데 남아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베드로의 성소 여정은 흔들리는 작은 배 한 척 같았습니다.
우왕좌왕, 좌충우돌이 반복되었습니다. 
 
장엄하게 스승임을 따라 나섰지만 아직도 베드로 안에는 인간적 야심들과 미성숙, 다양한 결핍과 긴가민가 하는 망설임이 남아있었습니다.
어쩌면 오늘 우리 각자의 신앙 여정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결핍은 스승님께서 조만간 겪으실 수난 여정과 십자가 죽음을 거부함으로 인한 결핍이었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마르 8,32) 
 
그 결과 베드로는 스승님으로부터 결코 들어서는 안 될, 정말이지 충격적이고 모욕적인 지탄을 받게 됩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르 8,33) 
 
그 숱한 인간적 약점과 미성숙에도 불구하고 베드로가 예수님과 끝까지 동행하게 된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는 그 많은 결핍을 상쇄하고도 남을 덕행을 지니고 있었으니, 그것은 지속적인 겸손의 덕이었습니다. 
 
참담하고 부끄러웠지만, 마지막 순간, 베드로에게는 다시 한번 주님의 이름을 부르고
그분의 자비를 청할 줄 아는 용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그분께서 운명으로 주신 십자가를 기쁘게 껴안을 수 있는 사랑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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