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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9-15 조회수 : 232

마르코 8,27-35 
 
사탄의 정체: 중요한 것은 십자가가 아니라 누구를 위한 십자가냐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사람들이 당신을 누구로 믿느냐고 제자들에게 먼저 물으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 혹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으로 여깁니다.
예수님은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  
 
왜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계속 묻고 계신 것일까요? 베드로는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라고 고백합니다.
그리스도는 기름 부음 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하느님께서 세우신 왕, 예언자, 사제의 역할을 하라고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분이란 뜻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 대답을 들으시고 당신의 ‘수난’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그리스도가 되기 위해 아버지께 순종하여 십자가의 죽임을 당해야 함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이해하지 못한 베드로는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라고 꾸짖으십니다.  
 
십자가를 지지 않는 자가 사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먼저 물으시는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십자가를 지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사탄은 잘못된 대상을 위해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먼저 십자가를 진다는 의미부터 알아봐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50년째 동물 사료를 먹으며 산속에서 숨어 사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는 무서운 부모 때문에 도망쳐서 산에서 숨어 삽니다.
그런데 누구에겐가는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부모는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면 산에서 내려와도 되는데 여전히 자기 욕구에 봉사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누구에겐가 속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십자가 없이는 관계도 없습니다.
혼인을 하려고 해도 상대를 위해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게 있고 자녀를 키울 때도 마찬가지고 친구를 만날 때도 그렇습니다.  
 
문제는 누구를 위한 십자가냐는 것입니다.
관계는 무엇을 지향할까요? 결국 행복과 안녕을
지향합니다.
그렇다면 천황이 내린 사케 한 잔씩 마시고 비행기를 몰고 자살하던 카미카제는 무엇을 기대하고 그런 십자가를 지는 것일까요? 천황이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게 잘못된 존재에게 속하기 위해 십자가를 질 때 사탄이 되는 것입니다.
적어도 나에게 생명을 준 부모를 위해 십자가를 지면 자녀가 되고 부모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부모의 유산을 받을 수 있습니다.  
 
1997년 허난성, 당시 나이 50의 노총각 장 솽치 씨는 폐지를 주워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겨울 짚 더미 속에 버려져 있던 4개월 된 여자아이를 발견합니다.
자신은 굶어가며 아이를 키웠지만, 사춘기가 된 백기는 아빠를 원망했고 아빠는 그때마다 몰래 눈물을 훔쳤습니다.
하지만 백기가 상처받을까 봐 여전히 버려졌던 아이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커가면서 아빠와 자기의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는 생각을 한 백기는 결국 아빠가 버려졌던 자신을 거둬준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백기는 도시로 나가 닥치는 대로 일합니다. 그리고 올해 스물넷이 된 백기는 놀랍게도 연 매출 190억에 달하는 한 회사의 CEO가 됩니다. 이제 백기는 74세가 된 아빠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아빠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예 캠핑카를 사서 아빠와 함께 세계 일주하고 있습니다.
또 연애 한 번 못하고 평생 혼자 산 아빠를 위해 결혼도 시켜드렸습니다.
[출처: ‘버려졌던 갓난아기의 보은... 노총각 아빠에게 일어난 기적’,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장 백기는 아버지를 위해 십자가를 집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자기를 위해 십자가를 져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버지의 딸이 되었고 고아였지만,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창조자이신 예수님을 위해 십자가를 져야 하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이 안에 속해있어야 사랑하는 존재가 됩니다.
사랑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자동차는 그것을 만든 인간에게 속해있어야 고쳐지고 새로 만들어집니다.
베드로는 처음에 인간을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그리스도를 위해 그리스도처럼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합니다.
사람에게 속하지 말고 하느님께 속하기 위해 그분의 뜻을 위해 십자가를 질 수 있어야 사탄이 되지 않습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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