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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9-10 조회수 : 229

‘콩깍지가 씌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로 사랑하는 상대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좋게만 본다는 의미입니다. 고등학교 친구 중에 이렇게 콩깍지가 씌어서 결혼한 친구가 기억납니다. 자기 여자 친구라며 저와의 만남에 데리고 왔는데,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자 친구가 잠시 화장실에 갔을 때, 친구는 제게 물었습니다.


“정말 예쁘지 않니?”


솔직히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저 그래.”라고 말했다가는 이 친구에게 맞거나 의절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너한테 너무 과분한 사람인데?”라고 말했더니, 너무 좋아서 웃던 이 친구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 그의 생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의 전부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자기를 바꿔놓습니다. 사랑하는 상대가 원하는 모습, 좋아하는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변화를 싫어하지 않고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사랑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면 주님의 삶을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과 연관된 모든 것이 좋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주님의 뜻을 따르면서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변화됩니다. 여기에 자기 욕심이나 이기심이 자리 잡지 못합니다. 그냥 사랑하는 것입니다.


조건이 붙는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니 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합니다. 이는 진짜 사랑도 아니고, 자기를 변화시킬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주님과 진짜 사랑의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 콩깍지가 씌어야 나의 진정한 변화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명의 제자를 뽑아서, 사도라고 부르십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하면서 그 사랑을 직접 보고 받아들입니다. 세상의 눈으로는 부족함이 너무나 많은 사람이었지만, 주님의 사랑을 보고 또 마찬가지로 사랑을 실천하면서 주님을 닮아갑니다. 그렇게 그들은 변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변화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뽑은 제자들이지만, 그들 중에 배신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유다 이스카리옷입니다.


그는 예수님을 은돈 서른 닢에 팔아넘깁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보지도 또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삶 전체를 사랑하지 못하니, 세속적인 이익만을 챙기게 됩니다. 그 결과는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듯이, ‘죽음’이었습니다. 주님을 통해 변화되지 못하면 결국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님께 콩깍지가 씌어야 합니다. 주님의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고, 그 사랑 안에서 우리 역시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사는 것이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라 해도, 이 세계 속에서 사랑과 욕망을 찾아 걸어가겠다(알베르 카뮈).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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