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6,6-11
여러분 각자 인생의 주역이 되십시오!
언젠가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사람처럼 오른손이 오그라든 형제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의 상황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저는 습관처럼 오른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습니다.
그 순간 형제님의 표정이 묘했습니다. 악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어색한 광경이 연출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송구스러워 가슴을 치게 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손은 참으로 고맙고도 유용하고, 성스럽고도 은혜로운 축복의 도구입니다.
우리는 손을 통해 각자의 일을 하고 생계를 꾸려갑니다.
손을 통해 시를 쓰고 하고 악기를 연주합니다. 손을 통해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합니다.
손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이웃을 축복합니다.
이런 면에서 안식일 날 회당 안에 앉아 있던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고통과 수모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생각합니다.
그토록 성스럽고 유용한 은총의 도구인 손이 오그라들었으니, 당사자에게는 참으로 큰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회당에 들어온 다른 모든 사람들은 보란 듯이 멋진 두 손을 높이 쳐들고 주님의 이름을 찬양했지만, 오그라든 손의 소유자는 큰 부끄러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을 것입니다.
오그라든 손 때문에 평생 남의 눈을 의식하며, 위축된 삶을 살아온 사람을 눈여겨보신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었기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고발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오그라든 손을 치유시켜 주십니다.
다음의 예수님 말씀이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루카 6,8) 손이 오그라든 사람입장에서 얼마나 감격적이었겠습니까?
본의 아니게 평생토록 이 세상의 아웃 사이더로 살아온 그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하시며 그를 무대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우리의 주님은 바로 이런 분이십니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우리, 언제나 세상의 변방에서 빙빙 돌고 있는 우리를
무대의 한 가운데로 초대하셔서 적극적으로, 멋진 주인공으로 살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주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심으로 인해, 그분이 우리 매일의 삶 한가운데 굳건이 현존하심으로 인해, 각자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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