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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3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9-03 조회수 : 198

복음: 루카 4,31-37 

 

가난하고 고통 받는 백성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사하던 사랑스러운 교황님!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그레고리오 교황님은 얼마나 탁월하고 출중한 인물이었던지 이름 앞에 대(大)자를 붙입니다.

성인 중의 대 성인, 교황님 중에 대 교황님으로 불릴 만큼 교회사 안에 그분이 남긴 족적이 정말 탁월합니다.

그는 얼마나 명석했던지 서방교회 4대 교부 가운데 한분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그레고리오는 540년경 로마에서 출생합니다.

그의 가문은 정말 대단한 귀족가문인 동시에 부유한 가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혈통만 훌륭한 귀족가문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앙 측면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훌륭한 가문이었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가문이었던지 교황님을 두 명(펠리체 3세 교황, 아가피토 교황)이나 배출할 정도였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일찌감치 법학공부를 시작한 그레고리오는 572년 공부를 끝내고 서른 살도 되기 전에 로마 총독으로 부임합니다.

당시 시국은 어수선하기가 극에 달했고 수많은 복잡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습니다. 

 

가난한 백성들이 겪는 고통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로 극심했습니다.

로마 총독 시절 그레고리오가 직면했던 수많은 현실적 문제들, 그 문제들을 해결하고 극복해나가기 위해 흘렸던 땀은 그가 나중에 교황직을 수행하는데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로마 총독이라는 직책은 그레고리오를 결코 만족시켜주지 못했습니다.

마침내 그는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첼리오의 성 안드레아 수도원에 입회하게 됩니다.

그레고리오가 체험했던 짧은 수도생활은 그의 인생 여정 가운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깊은 묵상 중에 선물로 받았던 소중한 하느님 체험, 성경을 열심히 읽고 공부하던 가운데 얻었던 충만한 기쁨과 희열, 열정적인 기도 분위기는 그가 나중에 수많은 사목적 걱정거리들을 껴안고 살아야 했던 교황 시절 영원한 향수로 남아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꿈결같이 행복했던 순간은 잠시였습니다.

펠라지오 교황님은 그를 부제로 서품하면서 콘스탄티노플 교황대사로 파견합니다.

그곳에서 로마와는 사뭇 다른 비잔틴 문화를 이해해가면서 열정적 사목체험을 해나가던 그레고리오였는데, 그를 끔찍이도 아꼈던 교황님은 그를 그냥 두지 않습니다.

다시 로마로 불러들여 당신의 비서로 임명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그가 모셨던 펠라지오 교황님이 당시 창궐했던 페스트에 걸려 돌아가시고 맙니다.

그러자 즉시 그레고리오를 후임 교황으로 임명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깜짝 놀란 그레고리오는 이리저리 도망까지 다니며 거절했지만 계속되는 백성들의 요구를

마냥 물리칠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내 교황직을 수락하고 590년 교황좌에 오릅니다. 

 

착좌하자마자 그레고리오 교황님은 즉시 사목에 뛰어듭니다.

사회 일이건 교회 일이건 상관하지 않고 탁월한 능력을 선보이며 수많은 일들을 척척 해나가셨습니다.

교회의 성장과 쇄신을 위해 800여 통이나 되는 사목서한을 썼습니다. 

 

각 교구 주교들이나 사제들, 아빠스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수시로 전문가적 자문을 구하기 위해 그레고리오 교황님께 편지를 썼고 교황님은 매일 수많은 질문들과 산적한 고민거리들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맸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레고리오 교황님은 지혜로운 평화의 전도사였습니다.

당시 비잔틴 제국과 롬바르디아, 이탈리아 사이 미묘한 신경전, 실제적 국지전이 벌어지곤 했는데, 그레고리오 교황님은 그들을 착한 목자의 눈으로 바라보며 그들 사이에 형제적 친교, 평온한 동거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셨습니다. 

 

젊은이들의 회개, 여러 유럽 국가들, 하느님을 믿지 않은 수많은 이교도 백성들은 교황님에게 있어 끊임없는 기도의 대상이었습니다. 

 

이렇게 그레고리오 교황님은 사목적, 신앙적, 영적 측면에서의 아버지이기도 하셨지만 동시에 사회 변화, 사회 개혁의 주인공이셨습니다.

그의 머릿속은 어떻게 하면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줄까 하는 걱정들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지나친 일과 일상적 과로로 인해 교황님의 건강은 점차 악화되어 갔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도 가난한 이웃들을 향한 사랑의 손길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정말이지 하느님 안에 푹 잠긴 인간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언제나 그의 영혼과 내면 안에 굳게 자리 잡고 있었으며 그 힘으로 가난한 백성들을 정성껏 섬겼습니다.

모든 것이 파괴되던 절망의 시대 그는 평화를 건설하려고 부단히 노력했고 백성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사하던 사랑스러운 교황님이셨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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