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간 수요일]
1테살로니카 2,9-13
마태오 23,27-32
언행에 있어 조금이라도 책잡히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고, 밤에도 대낮처럼 품위 있게 처신했습니다!
이른바 삯꾼들, 양의 탈을 쓴 이리들, 거짓 지도자들이 보이는 두드러진 특징이 한 가지 있으니, 입으로는 사랑이니 봉사니 거품을 물며 외쳐대지만, 절대로 자기 손으로는 궂은 일 한번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강론대 위에서는 갖은 미사여구를 늘어놓지만, 구체적인 삶은 조금도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말 따로 행동 따로, 가르침 따로, 삶 따로의 이중적인 모습, 겉과 속에 철저히 다른 위선적인 모습이 그들의 솔직한 민낯입니다.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과부들의 궁핍함을 덜어주고 도와주고 위로해주지는 못할망정, 등쳐먹고 호의호식하며 그렇게 살아갑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강하게 질타하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삶이 바로 그랬습니다.
이런 면에서 ‘목자들의 목자’ 바오로 사도가 보여준 표양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는 이 부분에 있어서 얼마나 당당했는지 모릅니다. 부끄러운 구석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개석상에서 명확히 밝히기까지 하셨습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의 수고와 고생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테살로니카 1서 2장 9절)
바오로 사도는 그 부담스럽고 바쁜 복음 선포의 길에서도 신자들에게 손톱만큼의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자신의 두 손으로 직접 천막 짜는 일을 했습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이곳 저 곳 젖먹이 같은 초기 교회 공동체 신자들의 신앙의 성장을 위해 밤늦도록 사목서한을 썼습니다.
가는 곳마다 노골적인 적개심을 품고 달려드는 적대자들과 맞서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야 했습니다.
해가 떨어지면 온몸은 파김치처럼 녹아내렸을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하늘을 찔렀을 것입니다.
저 같았으면 동료들을 모아 수고했다며, 고생 많다며 한잔 가득 포도주를 따라주며 회포를 풀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서 기도했으며, 언행에 있어 조금이라도 책잡히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고, 밤에도 대낮처럼 품위 있게 처신했습니다.
“우리가 신자 여러분에게 얼마나 경건하고 의롭게 또 흠 잡힐 데 없이 처신하였는지, 여러분이 증인이고 하느님이 증인이십니다.” (테살로니카 1서 2장 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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