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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4-08-26 조회수 : 243

마태오 23,13-22 
 
성전은 돈까지 거룩하게 만드는 곳이다 
 
 
금쪽같은 내새끼 186회에서는 엄마의 과도한 절약 습관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나왔습니다.
엄마는 상상을 초월하는 절약이 잘사는 길이란 믿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심지어 아이들이 변기 물을 내리는 것도 금지합니다.
두루마리 화장지를 사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물도 공공장소에서 받아와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절약의 방법은 너무 엽기적이고 많습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또 엄마와 따로 살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엄마는 이런 아이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받지 못했던 유산을 많이 남겨주려는 것뿐인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집이 가난한 것도 아닙니다.
빚도 없고 자가 아파트도 있습니다.
남편은 1,000만 원은 안 되지만, 그래도 적지 않게 벌어오는 착실한 직장인입니다.  
 
이 엄마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 것일까요? 엄마 수중에 들어오는 돈을 거룩하게 만들지 못하는
존재라는 데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유다 지도자들을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 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 
 
하늘 나라의 문을 잠그고 자신도 못 들어가고 남도 못 들어가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무엇이 중요한지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금이냐, 아니면 금을 거룩하게 하는 성전이냐?”
자녀가 중요할까요, 돈이 중요할까요? 아이들도 이런 분위기 안에서 자기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그래서 싸움이 많이 일어납니다.
엄마는 그 싸움이 아이들이나 돈을 적게 버는 남편 탓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엄마는 성전, 곧 무언가를 거룩하게 만드는 성전이 아니고 그냥 무덤과 같습니다. 돈이 들어오면 자신이 허물어져 가는 무덤이 이곳저곳을 땜질하는 데 씁니다. 
 
그러나 성전이나 제단은 그 안에 들어오거나 그 위에 올라오는 것을 거룩하게 만듭니다.
우리도 눈먼 인도자가 되지 않으려면 내 안에 들어오는 돈이나 사람을 어떻게 하면 거룩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역사 안에서도 타락한 교회 지도자들이 있었습니다.
교회로 들어오는 돈을 성당을 크고 아름답게 만드는 데 쓰고, 그런 건축 과정에서 자신과 자기 가족을 위해 돈을 착복하였습니다.
그들 속에 들어오는 신자들이 거룩해질 수 없습니다.
그들은 성전의 지위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교회를 통해 세상을 거룩하게 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들어오는 돈부터 어떻게 하면 거룩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레 미제라블’에서 장 발장에게 은 촛대까지 준 주교님을 생각해봅시다.
그는 어떻게 금과 은을 거룩하게 하는지 알았습니다.
바로 자신의 성당 안에 들어온 이를 거룩하게 하는 데 사용될 때 그것이 거룩해질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러면 금도 거룩해지고 사람도 거룩해집니다. 
 
교회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황제에게 가서는 이들이 교회의 재산이라고 말한
성 라우렌시오 부제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과감하게 그렇게 사용하는 돈의 액수가 너무 작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전 성심당을 본받읍시다.
그냥 빵집이지만, 실제로는 성당과 같습니다.
그 안에 들어오는 돈이 거룩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돈들은 직원 복지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이 됩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돈을 거룩하게 하지 못하는 곳은 성전이 아닙니다. 그냥 무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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