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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4-08-25 조회수 : 191

복음: 요한 6,60-69 
 
지금 어디를? 누구를? 찾아가고 있습니까? 
 
 
하고 있는 일들이 술술 잘 풀리면 좋겠는데, 꼬이고 꼬입니다.
인생이 괴롭습니다.
그럴 때 누구를 찾아가십니까?
요즘 ‘영적 동반’이란 용어가 유행입니다. 
 
기꺼이 내 고민을 들어주고, 신앙 안에서 성찰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좋은 영적 스승을 찾아간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다시 또 없을 것입니다. 
 
오랜 세월 동고동락했던, 그래서 세상 편한 절친을 찾아가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차 한 잔 하면서 훌훌 다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런데 어떤 분처럼 혹시라도 이상야릇한 분위기의 철학관이나 도사님을 줄창 찾아가는 것은 아닙니까? 
 
사랑하는 자녀의 시험 철이 다가오면 어디를 찾아갑니까?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바위 덩어리를 찾아가지는 않습니까? 
 
승진을 앞두고, 선거철을 앞두고 어디를 찾아갑니까?
결코 기대서는 안 되며, 절대로 찾아가서는 안 될, 그리고 언젠가 허망함만을 느낄 ‘유력인사’를 찾아가는 것은 아닙니까?
그렇다면 참으로 큰 실수를 하는 것이며, 잘못 찾아가는 것이 분명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베드로는 이렇게 자문합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그리고 이어서 지체하지 않고 이렇게 다짐합니다.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이러한 고백 이면에는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동안 좋다는 곳, 정말 대단하다는 사람, 참 진리를 가르쳐준다는 스승, 효험이 있다는 곳...
세상 곳곳을 다 찾아 다녀봤지만 모두 부질없는 행동이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결국 주님만이 영원하신 분, 주님만이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 그분만이 내 존재 전체를 내어 맡겨도 괜찮은 분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왜 누군가를 찾아갑니까?
그 이유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명쾌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의견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삶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삶의 진리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유한한 것, 잠시 지나가는 것,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것, 참 진리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무 데나 찾아가서는 안 되겠지요.
그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보잘 것 없는 것들입니다.
잠시의 위로 정도겠지요. 감언이설이겠지요. 거짓된 공약이겠지요.
그들의 가르침에는 오류투성이입니다.
괜히 잘못 찾아갔다가는 패가망신입니다. 
 
결국 우리가 찾아갈 곳은 베드로 사도의 고백처럼 주님이십니다.
그분만이 우리를 참 진리의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
그분만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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