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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8-23 조회수 : 213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느리고 힘없어 보이는 나무늘보는 멸종 위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개체 수가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나무늘보는 한 시간 내내 움직여도 200여 미터밖에 못 가는데, 그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움직일 수도 없기에 숫자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렇게 느리다는 것은 야생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 않겠습니까? 천적을 만나도 재빠르게 도망갈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멸종 위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개체 수가 줄어들지 않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퓨마와 독수리 같은 동물은 뛰어난 동체 시력을 가지고 있어 재빠르거나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동물은 쉽게 알아보지만,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움직이는 동물은 오히려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약점인 줄 알았던 느린 움직임이 야생에서 살아남는 데 큰 이점이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나무늘보는 나무와 구분하기 어려운 보호색을 갖추고 있어 다른 동물들이 알아보기가 더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무늘보는 빨라지려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그럴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살아남았습니다. 어쩌면 자신의 부족함을 껴안고 살아가는 것이 삶의 비결이 아닐까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빠르게 움직입니다. 그 속도에 맞춰서 우리도 ‘빨리 빨리’를 외치면서 행동합니다. 그래서 빠른 결과를 원하고, 자기 모습도 빠르게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자기 모습도 사랑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느리게 움직이는 이 나무늘보도 지그시 눈을 감고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가 있다고 합니다. 언제일까요? 바로 똥 눌 때입니다.


 


우리도 행복의 순간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행복할 때는 바로 사랑할 때가 아닐까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사랑을 말씀하셨고, 당신 삶을 통해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라고 말하는 율법 교사를 향해 예수님께서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으시고 ‘사랑’을 이야기하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과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모든 삶 안에서 사랑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과 인간을 사랑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보통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든 실천하려고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인간을 사랑하는 하느님의 바람을 행동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결국 늘 사랑의 삶을 살라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세상의 속도에 지쳐 사랑을 포기하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하느님의 속도를 바라보십시오. 빠르기보다 천천히 그 속도를 바라보면서 사랑의 삶, 행복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그대의 하늘이 맑게 개기를, 그대의 미소가 밝고 평화롭기를, 기쁨과 행복의 순간에 그대 위에 축복이 넘치기를!(표도르 도스토옙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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